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대상선-한진해운, 용선료협상+해운동맹 둘다 잡아야 ‘생존’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모두 ‘용선료 협상’이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이를 성사시킨다고 끝난 게 아니다. 1차 용선료 협상이라는 허들을 넘으면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가입을 위해 필사적인 힘을 다해야 한다. 용선료 협상을 이뤄내더라도 해운동맹에서 빠지면, 중장기적으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 경쟁력이 약화된다. 향후 생존을 위해선 용선료 협상과 해운동맹 가입 둘 다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용선료 협상, 양대 선사 둘 다 이뤄낼까=용선료 협상의 경우 지난 2월부터 공을 들여온 현대상선은 순조롭게 이뤄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5월 중순에 맞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상황. 현대상선 사업부문 임원 등 10여 명의 협상단이 22개 해외 선주사를 찾아다니며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지난 2월부터 진행해온 용선료 인하 협상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며 “5월 중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을 완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 %선까지 협상을 이끌어내는지가 관건이다.

한진해운도 용선료 협상팀을 꾸렸다. 각 팀에서 용선료 협상에 필요한 인력이 차출됐으며, 이미 용선료 협상을 위한 사전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에 참여중인 마크워커나 변양호 전 보고펀드 대표는 합류하지 않았다. 

한진해운은 당장 외부인사 수혈보다 용선료 협상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선주들과 연락해 약속을 잡고 비행기 예약 등을 진행중이다.

이에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용선료 인하 협상이 불발된다면 원칙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선전포고했다. 사실상 법정관리를 거론하면서, 해외 선주인 영국 조디악, 그리스 다나오스 등을 압박했다. 기존 계약을 변경해서 용선료를 낮추지 않으면,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서 용선료를 한푼도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용선료 관문 뒤엔 제3 해운동맹도 잡아야=용선료 협상을 1차로 이뤄내면, 사채권자들의 채무 감면과 유예를 거쳐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현재 전세계 해운동맹이 ‘빅2’로 재편된 가운데, 제3의 해운동맹에 누가 포함되느냐다. 이미 빅2 가입은 불가능한 상황에 두 선사 모두 다른 동맹에는 포함돼야 영업을 할 수 있다.

한진해운 측은 “동맹체제 변화는 중국 해운사 합병과 APL 피인수 때부터 예고된 일”이라며 “한진해운은 진작부터 준비하면서 다른 선사들과 협상을 진행해 상당 부분 진척이 있었고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기존 ‘CKYHE’ 동맹에 속해 있었지만, 대형 선사인 코스코와 에버그린이 빠지면서 동맹이 결렬됐다. 이에 새로운 동맹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세계 4위권의 독일 하팍로이드가 한진해운과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기존 G6에 들어가 있는 현대상선도 또다른 동맹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 측은 “우리가 속한 G6는 대형 2개 선사가 이탈하면서 4개 선사로 줄었지만 이중 독일 하팍로이드가 남아 동맹 유지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둘다 ‘용선료+해운동맹’ 잡을 수 있나=새로운 해운 동맹 체제는 내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6월까지는 윤곽이 잡혀야 한다.

물론 해운 동맹 가입 여부도 용선료 인하가 성사됐다는 전제 하의 논의다.

이재민 한국해양대학교 선박금융학과 교수는 “어느 정도 경영정상화 방안이 정해져야 해운 동맹에서도 받아주지 않겠느냐”며 “일단 용선료 인하 협상을 완료하고 구조조정의 가닥을 최대한 빨리 잡아야 동맹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용선료 협상 인하 시점을 5월 중순으로 잡은 것도 6월중 해운 동맹 재편이 완료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양사 모두 제3 동맹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둘 중 한 선사만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물론 두 선사가 용선료 협상을 인하하고, 모두 새로운 동맹을 잡아들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같은 동맹 안에 들어갈 가능성도 아예 없는건 아니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기존 동맹이 완전히 무너지고 재편되는 과정이라, 과거 어떤 동맹에 속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경쟁력 있는 선사라면 같은 국적일지라도 둘다 같은 동맹에 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