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다리 발진, 복통, 구토, 관절통, 출혈 동반…합병증 주의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6살 혜원(가명ㆍ여)이는 어느 날 다리에 발진이 생겨 엄마와 동네 의원을 방문했다. 병원에서는 일단 지켜보자고 했다. 그러나 점차 발진이 심해지면서 걷지도 못할 만큼 다리가 아프고, 이후 복통과 구토를 반복해 결국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은 혜원이는 의사로부터 ‘HS자반증(Henosch-Sonlein purpura, HS purpura)’이라는 낯선 이름의 진단을 받았다.

혜원이가 진단받은 ‘HS자반증(Henosch-Sonlein purpura, HS purpura)’은 단순 피부 발진이 아닌 일종의 혈관염으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바이러스 감염 이후 주로 3세에서 10세 사이의 소아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다리나 둔부에 발생하는 발진이나 자반(반점)과 관절통이 주된 증상이며, 위장관 합병증으로 인한 복통, 구토,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대용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HS자반증은 주로 봄철이나 늦가을 같은 환절기 호흡기 감염 이후 소아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제대로 진단만 되면 대부분 회복이 되지만 단순 피부 발진으로 오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하면 위장관 합병증으로 장충첩증이나 장천공, 췌장염 등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HS자반증 환자의 3분의 2이상의 환자에서 관절통과 함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복부 증상(60~70%)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약 33%는 위장관 출혈로 이어지고, 약 40%는 혈뇨, 단백뇨 등의 신장 증상을 보였다.

HS자반증은 증상을 통해 진단하지만 복부초음파 검사, 내시경 검사, 소변 검사를 통해 합병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스테로이드 등과 같은 면역조절 치료를 통해 대부분 회복될 수 있다.

한편, HS자반증과는 달리 소아에게 주로 나타나는 자반증 중에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diopathic thrombocytopenic purpura, ITP)’이 있다. 이 병은 팔, 다리 발진 이외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단순 피부 발진으로 오해하기 더 쉬운 병이다. 그러나 혈소판의 감소로 인해 피부 자반, 피부 내 출혈 및 조직 내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발병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주로 2~5세 소아에서 흔한 감기 등의 바이러스 감염질환이 걸린 후 갑자기 출혈 경향을 보인다.

온몸에 점상 출혈반이 발생하면 의심해 볼 수 있다. 혈액검사 상 백혈구 및 적혈구 수치는 정상이나 혈소판 수치만 감소되면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로 진단할 수 있다. 


최영배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대부분 환자에서는 저절로 회복되지만 만일 혈소판 수치가 2만~3만/μL(마이크로리터)이하라면 출혈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면역글로불린 요법이나 스테로이드 요법을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드물게 소아 환자 중에는 중추신경계에 출혈이 생겨 사망할 수 있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으로 진단돼 혈소판 수치가 떨어졌을 때는 아이가 몸을 부딪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피부를 세게 긁거나 문지르지 않도록 해서 출혈을 예방해야 한다.

최 교수는 “아이의 몸에 발생하는 발진이나 자반은 대부분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특이한 양상이거나 다른 전신 증상이 동반됐다면 전문가에 의해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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