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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의 늪’에 빠진 日…이번엔 2150원짜리 도시락 등장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 대표 서민음식이자 불황형 메뉴인 300엔짜리 돼지덮밥이 부활한 데 이어 200엔(약 2150원) 도시락(일본명 벤또)이 등장했다. 저렴한 식품의 인기는 이따금 일본 경기침체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했다. 대대적인 금융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는 ‘D’(Deflationㆍ디플레이션)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도쿄(東京)의 부촌으로 꼽히는 미나토(港)구의 시로카네다이(白金台)에서 일본 최대 할인매장인 ‘돈키호테’의 200엔짜리 도시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나토구는 도쿄도의 특별구 중 하나로, 일본의 비벌리힐스라 불릴 정도로 일본 최고의 부자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인 도쿄대학교와 게이오대학교이 있고, 일본 엘리트 교육을 상징하는 게이오 유치원도 이곳에 있다. 특히, 1990년대 경기불황 속에서도 시로카네다이는 일본 소비활성화를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시로카네다이에서 일반 편의점 도시락(400~500엔)의 절반 가격에 불과한 200엔짜리 도시락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일본 경기침체의 늪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 인터넷매체 ‘아메바뉴스’에 따르면 돈키호테 시로카네다이 점의 편의점 도시락은 하루 70~100개씩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재고가 바닥나기도 했다. 연어덮밥에서부터 스파게티까지 일반 편의점에서 평균 400~500엔에 취급하는 도시락 메뉴를 절반 가격에 판매하자 주민들은 너나할것없이 돈키호테 매장을 찾았다. 


4일을 기준으로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일본 경기상승의 기미는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 3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3월보다 0.1% 하락했다. 일본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대대적인 금융완화와 금리인하 정책을 펼친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는 3일 달러당 105엔 대까지 치솟으며 일본 수출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200엔 도시락’은 본래 돈키호테 시로카네다이 점의 홍보를 위해 나온 상품이었다. 기한한정 상품으로 판매될 예정이었지만 예상 외의 인기를 얻자 돈키호테는 도시락을 정규상품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일본 최대 소고기덮밥 전문점이자 서민 음식점의 대표주자인 요시노야는 이달 초 2011년 1월을 끝으로 판매를 중단했던 300엔짜리 돼지고기 덮밥을 다시 내놨다. 이 메뉴는 일본 경제가 다시 성장세를 보이던 시점에 판매가 중단됐었다. TBS계열에 JNN방송은 이를 두고 “정부가 내거는 탈디플레이션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munjae@heraldcorp.com



<사진1> 도쿄의 대표 부촌 중 하나로 꼽히는 미나토구 시로카네다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200엔짜리 도시락. ‘돈키호테’ 시로카네다이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자료=ameba news]

<사진2> 일본 최대 할인매장인 ‘돈키호테’의 시로카네다이지점이 판매하고 있는 200엔짜리 도시락 [자료=ameba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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