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엔터테이너에서 대선후보까지…‘막말과 직설’ 사이에서 대선후보 꿰찬 트럼프의 파란만장 ‘발전상’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더 이상 예전의 트럼프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조롱의 대상에서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됐다. 부동산 재벌, 엔터테이너, 작가 등 수많은 지위를 거쳐 공화당의 대선 후보 자리까지 꿰찬 그의 ‘발전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막말’과 ‘직설’ 사이=트럼프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한 데는 ‘말의 힘’이 컸다. 지나친 막말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솔직함과 직설적인 화법이 그의 지지 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출마 선언 당시 “멕시코가 문제 많은 사람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 범죄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는 막무가내 공약을 처음 내세웠다. 아웃사이더 정치인의 ‘신선한’ 출마 선언에 소셜미디어는 달아 올랐다.

언론도 연일 트럼프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초반에는 정상적인 관심이라기보다는 비난이나 조롱에 더 가까웠고 일종의 ‘농담거리’로 오르내렸다.

메긴 켈리를 ‘빔보’라 칭하고, 불법 낙태를 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는 등 여과 없는 발언을 쏟아 내며 강한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고,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탄력을 받은 그의 지지율은 연일 고공행진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그의 직설적 발언들은 점차 반발 이상으로 표심을 움직였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할 수 없다며 자국의 밥그릇 챙기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 갔다. 공화당의 전체적 기조와 반대로 ‘보호주의’ 무역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민자 수용 반대를 외쳤다. ‘듣고 싶은 말’이지만 직접 할 수 없었던 말을 공식석상에서 당당하게 하는 이가 나타난 것이다.

웃음거리였던 그를 유권자들은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경선 1위 행진을 이어간 그는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의 자리에 당당히 앉았다.

정치도 ‘비즈니스’의 관점으로=양날의 검이었던 ‘비즈니스’적 관점도 시기를 잘 만났다. 트럼프는 첨예한 정치적 사안들을 ‘돈’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유럽과 아시아가 자국 방어를 위해 돈을 더 분담해 미국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고, 중국에 무역 보복을 가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국제 정세를 고려하기 이전에 경제적 이득을 우선시했다. 극단적 예에 속하지만 그의 생각을 관통하고 있는 기준을 명확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환상이 가시면서 경제적 관점에 입각한 그의 발언들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연방준비제도(Fed)가 9년만에 금리를 인상할 때만 해도 ‘이제는 돈 풀기를 중단할 때’라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점차 이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율은 Fed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한참 밑돌았고, 1분기 잠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유가에 미국 석유업계는 기울기 시작했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생계에 위협을 느꼈다.

‘미국도 여유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트럼프의 발언들은 점차 설득력을 얻었다. 성공한 사업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의 말에는 한층 무게가 실렸다.

부동산 재벌, 엔터테이너, 작가, 방송인, 그리고 ‘유력 대선후보’=수많은 수식어를 보유한 트럼프는 경선 레이스를 통해 유력 대선 후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얻게 됐다. 정치인으로서의 발돋움을 하기 전 그의 행보는 상당히 다양했다.

트럼프는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으로 부동산 중견사업가였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와 스코틀랜드 태생인 어머니 메리 애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직후 아버지와 함께 부동산 사업에 손을 대면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 ’트럼프‘를 내건 호텔과 골프장, 카지노 등을 운영하는 트럼프 그룹을 일궜다. 아버지로부터 100만달러를 빌려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는 트럼프는 1971년 아버지에게서 경영권을 승계한 뒤 사명을 트럼프그룹으로 바꿨다.

트럼프가 부동산 사업가로서의 성공과 별개로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 NBC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면서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어프렌티스는 연봉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의 트럼프 계열사 인턴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과정을 그린 일종의 직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강한 엔터테이너 기질로 트럼프는 영화 ‘나홀로 집에2’의 카메오로 출연했고 여배우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조직회를 인수해 매년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대회 등을 열어왔으며 1988년과 1989년 레슬매니아 대회를 잇따라 후원하면서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와도 인연을 맺었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