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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기업문화를 바꿀 때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원장
<사진> 김도훈 산업연구원 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세계는 융합과 협업이 대세가 되고 있음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알파고를 이끌고 왔던 영국의 딥마인드사가 우리에게는 구글의 일부로 먼저 알려졌지만 결국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 구글과 영국의 신생 AI 연구회사 딥마인드사가 힘을 합친 협업의 결과인 점 또한 누구나 알게 되었다.

이들만이 아니다. 우리 산업을 뒤따라오는 것만 같던 중국기업들도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는 다른 이유에서일지 모르지만 세계의 유수기업들과 손잡기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개방성과 협업의 자세를 갖춘 기업문화가 만들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실은 우리나라는 수직 통합형의 기업조직으로 (대기업 내부의 조직이든, 대기업과 그에 협력하는 협력 중소기업들 사이의 관계이든)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내부화하여 지금까지 빠르게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왔고 세계시장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벤치마킹한 더 큰 중국의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과거의 폐쇄형 내부화 전략으로 지속적인 성공을 담보해 나가기는 실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의 기업문화를 좀더 외부의 세력과 협력하기 좋은 개방형 문화로 바꾸어 가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선 전 세계의 뛰어난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고 (필자가 들은 바로는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경험을 한 외국 기업들의 평가는 극히 낮다고 한다.), 나아가 우리 기업들끼리도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가져다쓰는 협력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끼리도 서로 경쟁하는 상대로만 생각해 왔고 상대의 장점을 몰래 베껴올지언정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며 협력하는 데는 매우 인색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산하의 협력 중소기업들조차도 자신의 경쟁자와 협력하는 것을 전혀 용납하지 않다가 이제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폐쇄성은 동종기업들끼리에만 한정되지 않았고 충분히 협력이 가능해 보이는 이종기업들끼리도 라이벌 의식은 팽배해 왔었다.

이러한 폐쇄성은 대기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중소기업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른바 갑을 관계인 대기업에게만 협력할 뿐 다른 동종 중소기업들 혹은 새롭게 사업을 같이 할만한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생각했던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될까? 물론 새로 태어나는 창업기업들은 기존 중소기업들과는 다른 새로운 DNA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만 아직도 한국 기업문화의 폐쇄성은 세계적으로 유난한 것 같다.그래서 그런지 정부의 제도도 기업들의 만남, 특히 동종기업들의 만남에 대해서는 ‘혹시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잣대를 들이대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창조경제의 원리는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기업들이 기존 선배 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새롭게 태어나는 창업기업도 기존 성공한 기업들도 모두 기업문화를 개방형으로 바꾸어 누구나 뛰어난 새로운 사람들과 협업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기업간 개방형 협업 문화가 진정으로 발전하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 사이를 대결하는 구조로만 인식하는 정치권의 시각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을 하는 관계이든지 혹은 수직적 통합형 갑을 협력 관계라면 모르지만, 우리 산업과 경제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지금까지 업적을 쌓아온 대기업들의 역량을 도외시하고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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