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의원의 방 배정부터 직책 수행, 입법 활동에 이르기까지 가장 주요한 기준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공서열제(Seniority System)가 국회 내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민심의 반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손호철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초선 의원은 거의 존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새 인물이 당선되는 건 유권자가 정치의 변화를 원하기 때문인데 (선수의 서열화는) 그런 요구가 즉각 입법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므로 초선 의원이 국회 시스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선수의 한계를 넘어 발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또 “의원들이 독립적으로 양심에 따라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유투표제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당선자들도 선수를 극복하고 발언할 수 있는 제도를 요구했다. 20대 국회에 초선으로 입성한 새누리당의 한 당선자는 “당내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골고루 모을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면서 “당 현안에 관해 계파, 선수를 막론하고 모든 의원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이메일 설문이라도 돌리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결국 의원 개인이 용기를 갖고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선 의원이 공동발의 등을 요구하더라도 초선 의원이 소신껏 거부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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