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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보완 자구안에 “용선료 인하 협상 시한 3개월”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제출한 보완 자구안에는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3개월 내로 이뤄내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공동관리(자율협약) 여부를 내달 4일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29일 KDB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 협상 계획과 채무 재조정 방안을 담은 자구계획을 내놓음에 따라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안건을 채권단에 부의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지난 1주일간 골머리를 앓았던 용선료 인하 협상 완료 시한은 3개월로 제시했다. 이제 한진해운은 3개월 안에 외국 선주들과 만나 용선료 인하 요청을 하고 사채권자들에게도 양보를 요구해야 한다.

그동안 한진해운 내부에선 현실적으로 용선료 협상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강하게 해운업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자 “독자적으로 한진해운이 판단할 수 있겠느냐. 채권단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자구안을 확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3개월의 시한을 통보받은 만큼, 한진해운도 이를 기준으로 협상 데드라인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도 현대상선이 밟아온 길을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간이 촉박하다. 일일이 해외 선주들을 만나 용선료 인하를 요구하고, 이를 위한 대가를 논의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을 상대로 용선료 인하를 요구하는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선주들도 개인 오너가 있는 경우는 그나마 협상이 쉽지만, 요즘에는 펀드투자자들로 구성된 선주가 많아 이를 일일이 다 조율하려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용선료 협상을 벌여온 현대상선은 현재 22개 선주 가운데 80% 이상 협상을 완료한 상태로, 20~30%의 용선료 인하 방침을 정했다. 다만 정부 쪽은 거의 100%에 달하는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대상선은 데드라인인 5월 중순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여러모로 현대상선의 사례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과 선주들이 다수 겹치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면 한진해운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해운의 빌린 선박수는 컨테이너선 58척, 벌크선 33척 포함해 총 91척이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83척에 대한 용선료 협상을 벌여왔다. 협상해야 할 선주 수는 현대상선이 22곳, 한진해운이 18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선료를 100% 인하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니 용선료 지급 유예와 용선 기간 장기화 등의 방안도 용선료 관련 협상 카드로 포함시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협의를 거친 보완된 내용의 자구안을 2일 오전 정식으로 채권단에 제출한다. 채권단은 오는 4일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여부를 결정한다. 자율협약 개시를 위해선 채권단 100%의 동의가 필요하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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