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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 지각변동, ‘개성’있는 여자들의 모델 변신은 ‘무죄’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졌다. 미녀배우들의전유물이라 여겼던 화장품, 주얼리 광고시장의 벽을 개성파 여자 연예인들이 넘고 있다.

최근 이국주 박나래 김숙 등 대세 개그우먼과 ‘예쁘다’ 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던 개성있는 외모의 여배우 라미란이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직업을 위해 ‘미모’는 진작에 포기했던 이들에게 여성성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러브콜을 보낸다. 이들의 무기는 ‘개성’, ‘예쁜 척’하는 광고와는 작별이다. ‘있는 그대로’를 당차게 보여주는 매력이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FNC제공

▶ 이국주, 화장품 광고도 ‘먹방’ 콘셉트=개그우먼 이국주는 최근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신제품 광고 모델에 발탁됐다. ‘예쁜 척’이나 ‘신비주의’는 없다. 이국주의 트레이드 마크인 ‘먹방’을 그대로 살려 자신의 캐릭터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CF에서 이국주는 “저 이제 손님 아니에요. 저 이니스프리 모델이에요, 모델”이라는 멘트와 함께 ‘먹방쿠션’을 선보인다. 쿠션케이스를 보고 떡볶이, 소고기 마블링, 회 등 다양한 음식을 연상시키는 ‘개그감’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이국주의 아이디어에서 발전한 결과물이다.

이국주는 자신이 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해당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찾아 화장품을 구매하고 자신만의 화장법을 공개하는 당당한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했을 때 외모에 대한 자신감으로 화제가 됐다. 그런 차별화 된 부분을 높게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이국주는 연예계의 소문난 코스메틱 마니아고, 평소 우리 제품을 애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성’을 누구보다 잘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섭외 배경을 밝혔다.

이국주의 광고 영상은 공개 사흘 만에 무려 100만 뷰(View)를 돌파했다. 이니스프리 측은 “이국주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국주씨의 밝고 솔직한 매력이 우리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점쳤다.
피키캐스트 매거진 ‘스텔라’
스와로브스키 페이스북

▶박나래, ‘분장’하고 화장품 광고 우아하게 쥬얼리 광고도=또 다른 대세 개그우먼 박나래도 최근 화장품과 주얼리 업계에 러브콜을 받았다. 박나래는 다수 백화점에 입점 된 ‘SK2’ 광고 모델로 낙점됐다. 화장품 광고의 편견을 깨고 자신의 강점인 ‘분장’으로 승부했다. 영화 ‘히말라야’, ‘마션’, ‘미이라’ 등 영화 속 캐릭터 분장을 하고 극한 상황 속에서도 촉촉한 피부를 유지해준다는 콘셉트를 표현했다. 고운 세상 코스메틱 ‘닥터지’에서는 개그맨 양세찬과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하며 선크림 제품을 광고했다.

최근 박나래는 주얼리 업체 스와로브스키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와로브스키, 박나래 커밍순’이라는 게시글과 함께 쥬얼리 화보 촬영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아한 자태로 주얼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돼 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소속사 제이디브로스 관계자는 “박나래의 강점은 코믹한 이미지와 입담으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 있다”며 “많은 광고주들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박나래에 주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에뛰드하우스 제공

▶김숙, ‘숙크러쉬’로 화장품 요정으로 변신=10대, 20대의 소녀 이미지를 내세우는 ‘에뛰드하우스’도 새로운 도전을 했다. 지난 2월 해당 브랜드는 상큼하고 발랄한 ‘요정’으로 개그우먼 김숙을 택했다. 당시 김숙은 JTBC ‘님과 함께’에서 윤정수와 최상의 케미를 주면서 ‘걸크러쉬’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에뛰드 관계자는 “제품 자체가 생기 가득한 피부로 전환시켜주는 기능을 강조하는 건데, ‘활력’, ‘생기’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개그우먼이 김숙”이었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대중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핫’했다. 담당자는 “반응이 정말 핫(Hot) 했다”며 “매출을 떠나 페이스북에 올리자마자 반응이 뜨거워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에스티로더 제공

▶라미란, 정봉이 엄마에서 명품 화장품 ‘갈색병’ 모델로=개그우먼 못지 않게 개성으로 승부하는 여배우도 화장품 모델 대열에 합류했다. 김숙과 동갑내기인 배우 라미란이다. tvN‘응답하라 1988’에서 ‘센 언니’이자 정 많은 팜므파탈 ‘정봉이 엄마’를 연기하던 라미란은 명품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이른바 ‘갈색병’ 모델로 선정됐다. 라미란은 짙은 메이크업을 소화해 이전 모델들이 보여줬던 매력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에스티로더는 ‘방부제 미모’ 박주미가 모델을 했던 브랜드이기도 하다.

화장품 광고 업계 관계자는 “개그우먼이나 개성파 여배우들을 모델로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쉽다”며 “일반 화장품 모델 같은 경우 ‘그 모델이 쓰니까 나도 써보고 싶다’거나, ‘나도 저 제품을 쓰면 모델처럼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뷰티쪽이 트렌드 변화가 굉장히 빠르고 민감한 분야인데 요즘 트렌드가 개그우먼이다 보니 그런 트렌드를 또 빨리 수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속모델’은 아직, ‘제품모델’에만 그치는 건 한계=다만 이들은 전속모델이 아닌 단일 ‘제품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국주가 제품 광고를 한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여전히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가 전속 모델이다. 에뛰드 역시 매장 전면에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 사진이 걸려있다. 스와로브스키의 경우에도 외국 배우 미란다 커가 아직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배우 라미란도 ‘갈색병’ 단품에 한해 광고를 진행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대표하는 과감한 시도는 아직이라는 말이다.

다만 이는 한계보다는 그들과 ‘궁합’이 잘 맞는 게 ‘제품 모델’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특정 제품과 이미지만 잘 맞아 떨어지면 200% 제품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광고를 노출시키는 매체에서도 그 장점이 드러난다. 김숙과 더불어 박나래의 광고는 SNS와 온라인을 통해 배포돼 ‘바이럴 마케팅’을 노렸다.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단일 제품 광고와 바이럴 마케팅에 있어서는 이들이 ‘베스트(Best)’모델인 셈이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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