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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군은 북한 SLBM 시험발사를 실패라 하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24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시험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됐으며,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지켜본 뒤 “이번 시험발사의 대성공으로 하여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능력이 비상히 강화되게 되였다”면서 “이제는 남조선 괴뢰들과 미제(미국)의 뒤통수에 아무때나 마음먹은대로 멸적의 비수를 꽂을 수 있게 되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당중앙의 전략적 기도에 맞게 주체조선의 강력한 핵공격의 또 다른 수단을 가지게 되였다”면서 국방과학 부문과 군수공장의 일꾼들,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치하했다. 이번에 발사한 SLBM은 해외에서는 KN-11로, 북한에서는 북극성-1로 불린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 23일 오후 6시30분경 시험발사한 SLBM 1발이 “30㎞를 비행했다”며 “SLBM 최소사거리 300㎞에 크게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군은 최소사거리 300㎞에 못 미친다는 분석을 통해 이번 시험발사가 ‘실패’이거나, 혹은 ‘실패에 가깝다’는 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까지 군 당국이 북한의 SLBM 시험발사에 보여왔던 반응을 분석하면 이번 발사에 대한 반응은 ‘기술 개선에 대한 인정’에 가깝다.

과거 우리 군 당국의 북한 SLBM에 대한 평가를 보면 이런 점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5월(8일)과 11월(28일), 12월(21일:미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 25일: 합동참모본부 분석) 연쇄적으로 SLBM 시험발사를 했다. 또 올해 3월(16일)에도 SLBM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SLBM 시험 발사장면

5월에서 11월까지 6개월, 11월에서 12월까지 1개월, 12월부터 3월까지 3개월, 3월에 이어 4월까지 또 약 1개월. 시험발사 기간의 간격이 6-1-3-1로 점점 좁아지고 있다. 북한이 그만큼 최근 SLBM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해 5월 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발사는 실패해 발사관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북한은 다시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3월 발사는 수중에서 잠수함을 통해 발사한 것이 아니라 군 당국은 중요도를 낮게 보고 있다.

5월은 시기적으로 약 1년이 지나 평가의 의미가 퇴색되고, 11월은 발사 실패가 명확해 분석해도 의미가 없다. 3월 발사는 잠수함이 아니라 지상에서 한 것이어서 의미가 낮다. 결국 12월 발사에 대한 군 당국의 분석이 현재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가장 크다.

<사진>북한 김정은이 이번 SLBM 발사시험에 참관해 기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군의 북한 SLBM 평가=북한의 지난 12월 SLBM 시험발사가 지난 1월 8일 공개되자 군 당국은 다음날인 9일 이에 대해 지난 5월 시험발사와 비교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

①SLBM 개발단계는 지상사출시험-비행시험-잠수함 실제발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북한은 이 중 첫 단계인 지상사출시험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②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SLBM 발사각이 지난해 5월 사출시험에서는 74도였지만 이번에는 90도로 높아졌다. 7개월만에 발사각이 개선된 점 등으로 미뤄 북한이 예상보다 빨리 SLBM 전력화할 가능성 있다.

③지난해 5월에는 북한이 SLBM을 4~5년안에 전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12월 발사를 본 뒤 3~4년내 전력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 군의 북한 SLBM 평가=그리고 이번 북한의 SLBM 시험발사에 대해 군은 이런 분석을 추가로 내놨다.

①“오늘 발사한 SLBM의 비행 거리는 약 30㎞였다”→<지상사출시험-비행시험-잠수함 실제발사 등의 SLBM 개발단계 중 북한이 비행시험 단계 진입했다.>

②“작년 12월 25일 SLBM의 첫 초기비행 실패 후 문제점을 보완해 약 4개월 만에 초기 비행시험을 재시도한 것으로 평가”→<잠수함에서 수중 사출되는 기술인 ‘콜드런치(Cold Launch)’ 기술 확보한 것으로 평가>

※콜드런치 기술은 SLBM이 캡슐 속에 담겨 잠수함 내 수직발사관을 빠져나와 부력에 의해서 수면으로 떠오르고, 이어 캡슐이 깨지면서 점화돼 공중으로 솟구치는 기술이다.

③“북한이 이르면 2~3년내에 SLBM을 전력화할 가능성 크다”→<지난 12월 시험발사 당시 3~4년내에서 2~3년내로 전력화 시기 앞당겨질 수 있다.>

결국 군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만에 실시된 북한의 SLBM에 대해 여러 면에서 기술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앞에서 살펴봤듯이 북한의 이번 SLBM 시험발사가 ‘실패‘라고 평가할 근거는 빈약해 보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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