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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환 메이저리그 첫승…김현수, 간절함으로 만든 내야안타 2개 ‘성공적 데뷔’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 메이저리그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일궜다. 오랜 기간 벤치를 지켰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빅리그 데뷔전서 멀티히트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간절함으로 만들어낸 내야안타 두 개였다.

오승환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5-6으로 뒤진 7회말 등판해 1이닝을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어진 8회 공격에서 경기를 뒤집은 세인트루이스는 9회 대거 5점을 더 보태 12-7로 역전승, 오승환에게 승리투수의 영예를 안겼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 승리 투수가 된 건 2014년 9월 1일 류현진(LA다저스) 선발승 이후 1년 7개월 만이며, 구원승은 2010년 10월 박찬호(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오승환은 이날도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첫 타자 엑토르 올리베라를 시속 146㎞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오승환은 다음 타자 타일러 플라워스도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7㎞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오승환은 켈리 존슨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 4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부터 이날까지 4경기에 나서 3.2이닝을 던지며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실점도 없었다. 11개의 아웃 카운트 중 8개를 삼진으로 장식했다.

같은 시각 김현수는 고대하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김현수는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개막 전 마이너리그 강등을 압박한 구단과 갈등을 빚다가 결국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 개막 25인 로스터에 남았지만 벤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5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개막전에서는 선수 소개 때 홈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팀이 개막 후 4연승을 내달리는 동안에도 계속 김현수를 벤치에 앉혔다. 하지만 주말 경기를 앞두고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기회를 줄 것을 시사했고 마침내 이날 선발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그간의 설움을 폭발하듯 이를 악물고 기어이 안타를 만들어냈다.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2루.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 2스트라이크로 불리했지만 탬파베이 우완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의 3구째 시속 143㎞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행운의 내야안타로 만들어냈다. 빗맞은 타구가 투수와 3루수 사이로 향했고, 오도리지는 공을 잡지 못했다. 김현수는 전력 질주해 1루를 밟았다. 김현수의 내야안타로 3루에 도달한 조너선 스쿱은 조이 리카드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김현수도 매니 마차도의 좌중월 투런포로 득점을 올렸다.


두번째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번째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2볼 - 1스트라이크에서 탬파베이의 바뀐 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시속 146㎞ 직구를 공략했고, 이 타구는 1,2루 사이로 향했다. 일반적인 2루수 자리였다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이 갔지만, 수비 시프트로 2루수 로건 포사이드가 우익수 앞으로 이동했고 유격수 브래드 밀러가 2루 근처에 있다가 많이 움직이며 공을 잡아야 했다. 결국 균형을 잃고 넘어졌고 김현수는 다시 한 번 전력 질주로 1루에 도달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외야로 뻗는 큰 타구는 없었지만, 김현수는 빅리그에서 살아남겠다는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천금같은 두개의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볼티모어는 이날 5-3으로 승리하며 개막 후 파죽의 5연승 행진을 펼쳤다.

김현수는 경기 후 볼티모어 선과 인터뷰에서 개막전 당시 야유를 받았던 상황을 떠올리며 “사실 그때 생각이 좀 나기도 했다. 홈팬들에게 더이상 야유를 받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타석에 섰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안타를 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했다.

김현수와 마이너 강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쇼월터 감독은 “그동안의 일을 떠나서 동료 대 동료로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김현수가 성공하고 팀에 기여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김현수는 그걸 해냈다”고 말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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