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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판세] 요란한 인재영입, 실제론 빈수레?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영입한 인물들이 야심차게 선거판에 뛰어들었지만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전문성과 신선함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으로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영입에 가장 활발히 나선 건 더불어민주당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을 시작으로 모두 12명을 지역구에 내려보냈다. 이 가운데 용인정에 뛰어든 표 후보만이 우세를 보일뿐이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지역은 남원임실순창에 출마한 박희승 후보와 성남분당갑에 나선 김병관 후보 정도다. 박 후보는 이용호 국민의당 후보, 강동원 무소속 후보와 함께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으며,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 따라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에 4~7%포인트 가량 뒤처진 지지율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외에 지역구에 내려간 이들은 사실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자랑스러운 영입’이라고 말할 정도로 주목을 받은 삼성전자 출신의 양향자 후보(광주서구을)는 선두를 달리는 천정배 국민의당 후보와 격차를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로 야당에 영입돼 화제를 모은 조응천 후보 역시 남양주갑에서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영입 이후 전략공천으로 지역구 선거에 나선 오기형 후보(서울도봉을), 문흥수 후보(세종) 등도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더민주의 인재영입 흥행에 자극 받아 법조인을 중심으로 인재를 끌어모았지만 막상 지역구 공천장은 변환봉 후보(성남수정)만이 받아들었다. 그러나 변 후보도 김태년 더민주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새누리당이 전략공천한 인사들 역시 이대로라면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등을 종합할 때 새누리당이 전략공천한 10개 지역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열세 혹은 경합열세에 놓인 상태다. 대구동갑의 경우 새누리당은 정종섭 후보를 공천했지만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계 류성걸 후보와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서울마포갑에 출마한 안대희 후보 역시 노웅래 더민주 후보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재풀을 다양화하는 등 당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제살 길도 찾지 못한 채 부담만 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을지 몰라도 선거판에서는 무명이나 다름 없다는 점에서 정치를 너무 만만히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치와 관련된 경험이 없고 훈련이 안된, 정치에 무지한 사람들이 마치 신선한 인물인 것처럼 포장됐다”면서 “스스로 정치 낭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전략공천 과정에서 여야 모두 크고 작은 내홍을 일으켰단 점에서 이들이 패배한다면 적잖은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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