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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아트바젤 홍콩] K-아트, 세계미술시장 홀리다

-‘2016 아트바젤 홍콩’ 프리뷰 전시 가보니



[헤럴드경제(홍콩)=김아미 기자] ‘K-아트’가 세계 미술시장을 홀렸다.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 한국미술이 단순한 현상을 넘어 '대세'가 됐다. 세계 명문 갤러리들이 이우환, 박서보, 정창섭, 이승조, 전광영, 백남준, 이불, 서도호 등 단색화를 비롯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앞다퉈 시장에 내놨고, 단색화 작가들의 선전으로 한국의 젊은 작가들도 더불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22일 오후 3시(현지시각)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2016 아트바젤 홍콩’ 프리뷰 전시장은 전세계에서 초청된 VIP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아트바젤홍콩은 작품도, 컬렉터들도 예년보다 더욱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시아를 넘어 명실공히 세계적인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 런던, 제노바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미니크레비(Dominique Levy)갤러리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이우환 작가의 ‘선으로부터(1979)’를 유심히 보고 있다. 도미니크레비갤러리는 이우환을 비롯해 박서보, 정상화 작가의 1970~1980년대 작품을 걸었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K-아트’에 빠진 세계 명문 갤러리들=아트바젤 홍콩의 메인 섹터인 ‘갤러리(Galleries)’에는 세계 최정상 갤러리 187곳이 참여해 최고의 작품들로 경합을 펼쳤다.

특히 미국, 유럽의 명문 갤러리들이 잇달아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가고시안은 에드 루샤, 스털링 루비, 우르스 피셔, 아니시 카푸어, 타카시 무라카미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한국의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로봇 드로잉(1987)과 ‘TV Cello(2003)’를 선보였다. 또 뉴욕과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리만머핀갤러리는 한국 작가 이불 작품 3점과 서도호 작품 2점을 내놔 컬렉터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페로탱갤러리는 정창섭 작가의 1995년 작품 2점(사진)과 이승조 작가의 1988년 작품 1점을 내걸었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도쿄, 싱가포르,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즈마갤러리에 이우환 작가의 1978년작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2점이 나란히 걸렸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은 곳곳에서 두드러졌다. 블룸앤포, 리슨갤러리, 도미니크레비, 카멜므느르, 미즈마갤러리는 이우환 작가의 1970년대말 ‘선으로부터’와 ‘점으로부터’, 그리고 ‘다이얼로그’ 근작 등을 잇달아 내놨고, 펄램갤러리는 정창섭 작가의 ‘접합’ 시리즈 3점을 걸었다.

전시장을 찾은 이용우 히말라야미술관 관장은 “한국의 실험미술이 단색화를 통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며 “아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과 비교한다면 한국의 단색화가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런던, 밀라노,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리슨(Lisson)갤러리는 이우환 작가의 ‘Dialogue(2014)’ 1점을 걸었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프랑스 파리의 카멜므느르(Kamel mennour)갤러리에 걸린 이우환 작가의 ‘Dialogue(2014)’.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펄램갤러리는 전광영 작가의 ‘접합’ 시리즈 3점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한국 갤러리ㆍ한국 작가들 잇단 선전=한국 갤러리들과 작가들의 선전도 이어졌다.

PKM갤러리는 페어 첫날 윤형근 작품을 유럽 소재의 한 재단에, 이승조 작품을 상하이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이불 작가의 경우 시드니비엔날레가 브로셔 메인 이미지로 쓰면서 대표 작가로 내세울 정도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갤러리가 내놓은 양혜규 작품은 이미 전시 전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단색화는 이제 시작일뿐”이라며 “당장 작품을 파는 것보다 이러한 견본시장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 세계적인 미술관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양혜규는 스포츠로 치면 김연아와 같은 중요한 작가”라며 “오는 6~7월 프랑스 퐁피두센터를 비롯해 예정된 전시만 10개가 넘을 정도로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고재갤러리는 백남준, 신학철, 강요배, 서용선, 윤석남, 마류밍 등 민중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출품해 아트바젤 주최 측으로부터 “부스 구성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는 “첫날부터 백남준, 서용선, 윤석남 작품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 상태”라며 “지난해보다 올해 성과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학고재갤러리는 지난해 한국 작가 윤석남과 중국 작가 마류밍의 작품을 영국 테이트컬렉션 리스트에 올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PKM갤러리는 페어 첫날 윤형근 작가의 작품을 유럽 컬렉터에게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학고재갤러리는 신학철, 강요배, 서용선, 윤석남 등 민중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출품해 아트바젤 주최측으로부터 “부스 구성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국제갤러리는 이우환, 하종현, 정상화, 권영우, 정창섭 등 단색화 대표 작가들과 함께 양혜규, 로이 리히텐슈타인, 아니시 카푸어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작품도 관객도 업그레이드...아시아 넘어 세계로=“해를 거듭할수록 작품도 컬렉터도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홍라영 삼성미술관 부관장), “국제성이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부러운 정도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반성도 된다”(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 아트바젤홍콩에 대한 한국 미술 관계자들의 평가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 미술계 인사들과 컬렉터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홍콩을 찾은 한국인 컬렉터 수가 “역대 최다”라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그동안 한국 내 갤러리만을 통하던 소극적 구매 패턴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시장에서 직접 작품을 보고 구매하려는 적극적인 컬렉터들이 늘어난 탓이다.

올해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 홍라영 삼성미술관 부관장과, 박우홍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비롯한 한국화랑협회 임원들, 이용우 히말라야미술관 관장, 이숙경 영국 테이트미술관 아시아태평양미술연구소 책임 큐레이터 등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미술 애호가로 이름난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늘 그렇듯 “동네 마트 가는 듯한 차림”으로 전시장을 찾았고, 영화감독 최동훈, 배우 송혜교, 김규리, 이정재 등도 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경미 대표는 “올해 진짜 컬렉터(Serious collectors)들이 확연하게 많아졌다”며 “미국, 유럽 컬렉터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을 정도로 페어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23일 수요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는 VIP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시회(Vernissageㆍ베르니사쥬)가 열린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식 행사는 24일부터 26일까지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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