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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위터 10년]시작은 ‘혁명의 메신저’ 지금은 ‘테러의 메신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트위터는 표현의 자유를 상징한다. 권력에 진실만을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툴이 되겠다.”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는 지난해 10월 이렇게 말했다. 실제 트위터 등 SNS는 2000년대 후반부터 기층의 민심을 결집하고, 정치 구조에 변혁을 가져오는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IS 등 테러 단체의 홍보 수단으로 쓰이는 등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SNS가 기성 정치판을 뒤흔들만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은 지난 2008 미국 대선이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휴즈를 영입해 페이스북을 본 딴 자신의 선거운동 사이트를 열었다. 오바마는 SNS를 통해 자신의 소탈한 모습을 선보임으로써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2009년 몰도바 총선과 이란 대선, 2010년 영국과 호주 총선 등에서도 SNS는 선거를 통한 정치 혁명에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우군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국가에서 SNS의 파괴력은 더 컸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아랍의 봄’이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이 혁명은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못구해 청과상이 됐지만 경찰 단속으로 이마저 못하게 된 한 20대 노점상의 분신으로 촉발됐다. 이 불길이 튀니지 국경을 넘어 리비아, 예멘, 이집트, 시리아 등 중동 국가 전체로 번질 수 있었던 것은 SNS 덕분이었다. 아랍의 독재 정권들은 그간 언론 통제로 시민들의 불만을 막아왔지만 SNS가 차단된 민심의 물꼬를 터준 것이다.

문제는 아랍의 봄은 아랍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튀니지는 경제 불안으로 계속 정정이 불안하고, 30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는 오히려 군부 쿠데타로 더 엄혹한 상황에 접어들었다. 리비아와 예멘 역시 독재자를 축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정부 수립 과정에서 내전에 빠졌다. 마찬가지로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과 5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는 인구의 절반이 난민으로 내몰리며, 유럽까지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사진=트위터캡쳐]
[사진=트위터캡쳐]

미국 언론인 겸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은 기존의 성공적인 시민 혁명과 SNS를 통한 시민 혁명의 차이를 ‘결속력의 강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찾았다. 기존에 오프라인을 통해 조직된 혁명세력은 유대감과 결속력이 강해 핍박과 고초를 함께 견뎌낼 수 있었지만, SNS를 통해 조직된 혁명세력은 참여의 문턱을 낮춘 만큼 조직에서 이탈하는 문턱마저 낮아져 버렸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러한 무정형의 조직은 단순한 소음을 넘어선 무언가를 해내는 것에 어려움 겪었다”라고 평가했다.

혁명이 실패한 자리에 테러단체가 자리잡았듯이, 최근 SNS는 도리어 IS와 같은 테러단체가 조직원을 모으고 서방에 대한 분노를 부채질하는 홍보수단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구글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스 ‘IS 트위터 조사’에 따르면 IS를 지지하는 활동을 한 트위터 계정은 4만6000개로 비활성 계정을 합하면 최대 9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미 FBI 제임스 코미 국장은 “IS가 과거처럼 거대하고 요란한 작전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와 암호화된 통신 등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소규모 개별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며 테러 형태에 대변혁이 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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