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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그들이 ‘태양의 후예’ 를 봐야 하는 이유 - 권용국 논설실장
태후(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또 하나의 메가톤급 한류 드라마로 떳다. 반가운 일이다. 아직 절반도 안나갔는데 누적 조회수에서 별그대를 넘어섰다. 벌써 송중기는 중국내 연예인 인기 1위에 올랐다. ‘(송)중기앓이’에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팬미팅 사기 기사까지 올라온다. ‘사전제작이어서 완성도가 높다’는 정도로는 그 어마어마한 인기에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그럼 뭘까?

태후는 애초부터 중국과 동시상영으로 기획ㆍ제작됐다. 중국내 온라인 방영을 담당하는 아이치이(愛奇藝)가 파트너다. 중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 시대적 이슈에대한 통찰, 그리고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힐링으로 녹아나온다. 그게 인기로, 경제적 성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이치는 중국 최대포털 바이두가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인수한 회사다. 이미 배후가 든든하다. 한국에서 네이버가 적극 지원한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나영석 피디가 만든 신서유기의 성공도 네이버가 TV캐스트라는 영상플랫폼에서 적극 밀어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네이버 앱에서 메인 위치에 배치되는 콘텐츠는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담보할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 이슈화가 손 쉽다. 요즘 콘텐츠 제작사들이 시청률보다 목을 메는게 바이럴 이슈화다. 태후의 웨이보 조회수는 44억을 넘어섰다. 웨이보는 매일 1억명이 이용하는 SNS 서비스다.

시크릿 가든의 히트작가 김은숙은 태후의 모든 플롯 장치들을 매우 전략적으로 구성했다.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파병군인, 특수부대 지휘관과 의료봉사단, 지진과 재난 그리고 테러는 오늘날 가장 핫한 국제 관심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테러가 난무하는 시대에 인류애는 두 나라 시청자 모두의 시선을 끌어 당기기에 최적의 이슈다. 게다가 중국내 검열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중국에서 군인이란 직업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당과 함께 체제를 떠 받치는 중요한 힘이다. 멋진 엘리트 군인은 중국인들의 로망이다. 태후는 많은 부분을 애국심과 군인정신에 할애한다. 국기에대한 경례와 묵념 장면은 고전적인 방법이다. 송중기는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국가이며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상식에따라 명예를 지키며 살려는게 애국심이라고 ”이라며 아얘 대놓고 부르짖는다.

남녀 주인공들이 펼치는 러브스토리는 사회적 욕구를 반영한다. 아버지가 별 세개 특전사령관인 여자 군의관과 부사관의 사랑은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은 아름답다. 더구나 금수저 군의관이 더 열정적이다. 아버지의 반대가 있지만 막장은 아니다. 흙수저의 암울한 현실에 이만한 힐링도 없다. 역시 한중 시청자들이 동일한 감정선상에서 받아들일 주제다.

치밀한 전략과 제작 열정,적절한 파트너가 중국 성공사례의 핵심 열쇄다. 그 많은 것이 태후에 들어있다. 태후를 인기 드라마로만 봐서는 안된다. 정치건 정책이건 제품이건 전략은 마찬가지다.그들이 태후를 봐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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