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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기업 성공방정식, 해법 있다
포브스(Forbes)는 2015년 11월 13개국 30위내 부자의 ‘자수성가형’과 ‘상속형’ 비율을 분석했는데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중국(97%)을 필두로 영국(80%), 일본(73%), 캐나다(70%), 미국(63%), 타이완(53%) 순으로 자수성가형 비율이 높았다. 반면 프랑스(40%), 인도(33%), 한국(23%)은 자수성가형이 아주 낮다.

한국은 부의 대물림도 많겠지만 그만큼 자수성가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창업기업 3년 후 생존율은 2013년 기준 41%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창업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스타트업이 잘 자라나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해법이 있다.

첫째, 청년창업 기업이 필요한 자원과 지원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중국 심천에는 ‘창업전용 빌딩’이 있다. 이 빌딩은 2층에서 꼭대기까지 아이디어, 디자인, 설계, 마케팅, 금형, 시제작까지 수행하고 이렇게 생산한 제품을 1층 매장에서 시범 판매한다. 반응이 좋은 제품은 대량생산에 들어간다. 이 과정은 한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접근성 높은 중심가 건물을 청년창업가에게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 이것이 중국산업의 힘이다.

둘째, 내수시장을 키우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강이 크고 수초가 많으면 산소가 풍부해지고 물고기들이 왕성하게 자랄 수 있다. 국내 시장이 활성화돼야만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이 뛰어난 기업이 성장한다. ‘빨리빨리’ 정신이 충만한 국내 시장은 신속 테스트 베드로서는 최적이다.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내수활성화와 공정거래기반 구축 정책이 요구된다.

셋째, 임금격차를 줄여 중소기업에도 사람이 몰리게 해야 한다. 대기업의 영업이익 중 매년 일정부분을 협력 중소기업의 인력투자 인센티브로 환원하는 제도도 검토해볼만 하다. 이러한 상생은 중소기업의 고용여력을 향상시켜 우수한 연구·기능인력을 장기간 머물게 할 것이다. 학력중심의 임금구조도 현장경력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현장경력이 많은 고졸 직원이 대졸 초임보다 급여가 높아야 한다. 현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5년 이상 근무를 한 근로자에게 목돈을 주는 제도다. 5년 동안 약 2000만원을 근로자에게 만들어준다. 중소기업들도 인재에 대한 투자를 비용인 아닌 원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끝으로, 역량이 뛰어난 중소기업이 해외진출을 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이 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 정책도 수출기업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치열한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해외시장 개척은 필수다.

상속형 부자가 많은 사회는 활력을 잃고 만다. 창업을 활성화하고 자생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사회 각 주체들의 배려와 협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스스로 살려는 기업가정신이다. 우리나라 1세대 자수성가형 기업인들의 치열한 정신이 아직도 유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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