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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성 댓글러’ 87%가 초범, 5명 중 1명은 미성년자
- 고려대 연구팀, 사이버 명예훼손ㆍ모욕 관련 피의자 2만505명 심층분석
- “미성년자들, 감정적ㆍ즉흥적 인신 공격 많아”…새벽시간대 범행 집중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예계는 ‘악성 댓글러’들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날 배우 신세경은 주요 포털 등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악의적인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들을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외에도 가수 린을 비롯해 박시후, 설현, 이정재, 강민경 등이 잇따라 ‘악플러’들에 대한 선처없는 법적대응 의사를 밝혔다. 

[사진=123rf]

스마트폰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악성 댓글이 올라오는 빈도와 표현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 한 대학교 연구팀이 악성 댓글러들의 특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 결과 초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미성년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디지털포렌식학과 연구팀이 2015년 9월까지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ㆍ모욕사건과 관련된 피의자 2만505명의 ‘전과유무’를 분석한 결과, 초범은 1만7790명으로 전체에서 87%를 차지했다. 전과자는 2715명(13%)로 전과 1범이 1104명, 3범 이상이 1099명, 재범은 512명을 나타났다.

범행시 연령을 살펴보면 만 18세 미만(이하 소년범)은 모두 3783명이었다. ‘연령 미상’ 3169명을 제외한 1만7319명 중 21.8%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5명 중 1명이 미성년자인 셈이다. 소년범은 형법상 모욕 피의자가 2888명으로 비중이 매우 높았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소년범 가운데 모욕 피의자가 많은 이유는 이성적 대응보다는 성적 비하나 욕설 등 짧은 표현을 통한 감정적ㆍ즉흥적 인신 공격을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의 사건 처리기간은 ‘2개월 이내’가 9100명(44.4%)으로 가장 많았다. ‘3개월 이내’는 4564명(22.3%), ‘6개월 이내’ 4986명(24.3%)으로 조사됐다. 한편 ‘6개월 초과’도 1855명(9%)에 달해 장기간 수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수사가 시작된 단서에 대해서는 ‘신고’가 1만5488건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고 유형별로는 고소가 14563건(94%)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진정ㆍ투서가 828건(5%)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범행 시간대는 새벽시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11년부터 작년 9월까지 접수된 관련 범죄의 발생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전체 11만7698건 중 새벽시간(오전 0시부터 7시)이 6만1434건(50%)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주간(오전 7시부터 오후 18시)이 3만3758건(29%), 야간이 2만2506건(19%)으로 주ㆍ야간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치다.

한편 사이버 명예훼손ㆍ모욕 사건이 급증하면서 수사기관의 공권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연구팀은 “피의자로부터 사과나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불필요한 공권력 낭비의 원인이 된다”며 “경찰 접수단계에서 화해와 조정을 선행토록 하는 ‘수사 전 조정전치제도’를 도입해 수사기관의 업무과중을 경감시키고 불필요한 공권력 낭비를 막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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