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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의 운세 땅에서 읽다
백범 김구는 독립 후 상하이에서 귀국하자마자 젊은 나이에 익힌 관상과 풍수를 활용해 효창원 터의 가치를 알아보고 순국열사의 묘를 조성하는데 힘썼다. 독일문학박사이자 정통 풍수 계보를 잇는 김두규 우석대 교수에 따르면, 효창원은 연꽃이 물(한강)을 보고 고개를 숙인 형국이다. 효창원의 주봉은 연화봉. 꽃은 예술이자, 문화, 재물을 뜻한다. ‘문화대국’을 꿈꿨던 김구의 숙고였다.

풍수는 흔히 미신으로 여기면서도 현실에선 재물과 권력, 운과 연결시켜 믿는 이들이 많다. 최근엔 풍수인테리어가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풍수 가운데 한반도의 형세와 주산(主山), 수도 서울과 청와대 등 국운과 관련된 풍수에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국운풍수
김두규 지음
해냄
한반도의 형국을 얘기할 때. 메이지시대 군사자문으로 일본에 초빙된 메켈의 ’조선 비수론‘은 자주 인용된다. 조선이 일본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와 같아 그 칼을 빼앗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일본의 조선정벌론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 풍수학자들이 기를 쓰고 독도를 자기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도 이런 풍수가 자리하고 있다.

백두산을 한반도의 주산으로 여기는 입장에 저자는 부정적이다. 지나치게 차가우면서 뜨거운 백두산은 적절치 않다는 것.북방영토가 빠져나가면서 고착된 폐쇄적 주산론으로 고립주의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책에는 단군조선 때 신지라는 사관이 쓴, 지금은 전하지 않는 역사서이자 풍수서인 ‘신지비사’에 나오는 “3개의 수도가 있어야 번성한다는 삼경설”과 관련, 후보지 제안이 눈길을 끈다.

대통령의 거처인 청와대와 관련한 지적도 흥미롭다. 경복궁의 후원, ’신들의 터‘에 해당하는 현 청와대는 폐쇄적 공간으로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며, 저자는 경복궁을 대통령궁으로 쓸 것을 제안한다.

우리 지형에 맞지 않는 수목장 대신 바위를 이용한 암석장 제안, 신라호텔 문 옆에 외로운 돌탑에 얽힌 풍수, 돈을 벌어다준 롯데월드부지 등 재벌가의 풍수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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