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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기업 호감도 업(UP)’ 전도사 나선 이동근 상의 부회장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이동근<사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점잖은 사람이다. 조용하고, 성품이 부드럽다. 현안이 불거져도 큰소리 치는 법이 없다. 오랜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선입견에 처음엔 꼼꼼하다 싶어 긴장하는데, 실제 함께 일하면 합리적이어서 편하게 느끼게 된다고들 한다. 그래서 박용만 상의 회장을 보좌하면서도 안방살림을 챙기는데 좋은 평가가 뒤따른다.

이런 이 부회장이 목소리에 톤을 높였다. 평소 그 답지는 않다. 


이유는 절박함에서 나온다. 이 부회장은 17일 충남 당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당진경제포럼에서 “천만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연기하는 조태오 같은 최고경영자(CEO)는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재벌 3세 조태오는 영화 속에선 말 그대로 돈 많은 막장 캐릭터. 상상할 수 없는 갑질에다가 폭행과 살인, 수사방해까지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이 전체 대기업 모양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불만이 묻어 나온다.

그는 “최근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면 기업인의 모습이 한결같다. 회장님은 인자한 얼굴 뒤에 추악한 내면을 숨긴 인물, 사모님은 고상한 외모지만 속물인 여성, 아들은 무법지대를 사는 방탕아로 그려진다”며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소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대한상의 부회장으로서 이 미묘한 문제를 건드린 것은 드라마나 영화 속 재벌가에 대한 과장된 묘사가 반기업정서로 연결되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기업 성장동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위기감과 직결돼 있어 보인다.

이 부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일부 재벌3세 등의 잘못된 행동이 있었고 이는 당연히 비판 대상”이라며 “하지만 재벌가가 죄다 악으로 묘사되는 현실은 반기업정서의 악순환을 가져오고, 기업으로선 철벽규제라는 점에서 개선코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죄다 재벌가가 ‘악의 축’으로 묘사되면서 자라나는 세대들의 기업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문제”라며 “기업 성장동력 발굴 이상으로 반기업정서 해소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서경대, 국민대,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세종대 등을 돌며 이같은 내용을 릴레이 강연했다. 기업호감도를 상승시키려는 ‘전도사’로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재벌가의 잘못을 전체로 싸잡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기업 호감도가 10년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 이 현실을 개선하는 게 경제활성화 첫단추가 아닐까요?”

이 부회장의 특수임무 강행군의 존재 이유다.

ysk@heraldcorp.com

<데이터>

50.9=2012년 하반기 기업 호감지수

48.6=2013년 하반기 기업 호감지수

44.7=2014년 하반기 기업 호감지수

34% vs 60% vs 53%=기업인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한국 vs 미국 vs 유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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