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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왜 사드를 항장의 칼에 비유했을까 “한미일 아시아판 NATO될 것”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의 외교부장관 격인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 ‘사마소지심, 로인개지’(司馬昭之心, 路人皆知)란 두 개의 성어를 사용해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를 우려했다.

‘항장(항우의 장수)이 칼춤을 춘 뜻은 패공(유방)에게 있다’는 뜻의 ‘항장무검 의재패공’은 진(秦)나라 말기 천하의 패권을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쳤던 한고조 유방과 초패왕 항우의 고사에서 유래한다.

미국을 항우에, 사드를 항장의 칼에, 유방을 중국에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 인용한 ‘사마소지심, 로인개지’는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는 뜻으로 미국을 사마소에 빗댄 것이다.

이 성어는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대신 사마의(司馬懿)의 둘째 아들 사마소가 국가의 권력을 농단하며 공공연하게 황제의 자리를 넘본 것을 의미한다.

두 성어를 사용한 중국의 입장을 살펴보면 모두 중국이 세계의 패권국이거나 패권을 결국 차지하게 될 거라는 의식이 은연 중에 깔려 있다.

그런데 패권자인 중국에게 미국이 사드라는 칼을 겨누고, 미국이 공공연히 중국의 자리를 노리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하다.

중국 언론은 이보다 한술 더 떠 사드 배치를 미국과 공식 논의중인 한국을 정면 겨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사진>사드 발사장면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는 16일 “중한이 서로 이해해야 하며 결코 서로 협박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한국은 독립성을 더 잃게 되고 국가적 지위에 엄중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만약 한국에 사드가 출현하면 중국 사회는 인민해방군이 동북지역에서 강대한 군사적 배치로 대응하는 것을 반드시 지지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한국 본토는 미중간 군사적 배치 경쟁이 펼쳐지는 매우 민감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은 국가적 독립성을 더 잃게 돼 대국의 게임에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바둑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국가적 지위도 엄중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동아시아의 미중간 전략적 균형이 완전히 파괴되기 때문이라고 중국 언론은 분석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매체 ‘협객도’는 17일 ‘미국과 한국의 사드 시스템이 중국에 어느 정도의 위협을 가하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는 한국과 미국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이미 한국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했고 이는 충분한 (방어) 능력을 지녔다”며 “사드는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드의 엑스밴드(X-Band) 레이더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동북지역, 러시아의 극동지역까지도 탐지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의 미사일 발사가 모두 사드에 의해 탐지될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사드를 이용해 중국의 미사일 정보를 “풍부하게” 얻어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중국의 ‘항공모함 킬러’ 둥펑-21 미사일

중 “사드는 미국 동유럽판 MD의 아시아판..한미일은 아시아 NATO될 것”=특히 사드의 한국 배치에는 곧 미국의 동아시아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 완성이라는 전략적 의미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이지스 구축함을 이용한 ‘해상 MD’와 미국 본토에 대한 ‘중간단계 MD’를 구축했고,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다층 MD’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 일본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해 동아시아의 ‘저층 MD’도 완성한 상황이다.

협객도는 한국의 사드 배치는 미국의 ‘동유럽판 MD’가 동아시아 지역에 ‘복제’되는 것을 뜻한다며 “지역의 공격과 방어의 전략적 균형은 아마도 철저하게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일이 앞으로 동북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협객도는 “(이런 상황은) 중국의 안보환경에 극히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부득이 한반도 상황을 더욱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충분한 ‘군사적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적 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전략미사일 수량 증가’, ‘방어돌파 능력’ 등을 거론했다.

또 “사드 역시 당연히 인민해방군의 전략적 고려대상과 전술적 범위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내 사드 기지 등이 중국군의 우선적 공격목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사드 배치는 “동북아 새로운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렇게 되면 반도(한반도)는 영원히 편안할 날이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내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한반도사무판공실 주임을 지낸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전날 중국청년망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자체는 그다지 걱정할 사항이 아니다”며 “주목할 부분은 이 시스템이 (한국에) 배치되면 미국의 동북아지역에 대한 공격방어체계 플랫폼에 편입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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