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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면 ‘반값’ 레스토랑…토론토 ‘꽁꽁 언 관광’을 녹이다
얼어붙은 나이아가라폭포 볼거리 잃어
1~2월 고급레스토랑 ‘윈터리셔스’ 행사
참여하는 식당 정보, 시청 사이트 링크
입소문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 몰려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지 음식 맛이 여행 전체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음식만을 목적으로 한 ‘식도락관광’까지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여행 음식의 중요성을 매우 크다.

토론토의 겨울은 매직할러데이, 박싱데이를 거쳐 윈터리셔스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들 프로모션은 토론토의 겨울 비수기를 없앴다. 토론토 고급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즐기는 지구촌 관광객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저마다 고유음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각 지역별로도 향토음식의 개발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음식을 적절하게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고, 나아가 비수기 타개책으로 활용하는 나라가 캐나다이다.

캐나다는 아이스와인과 메이플시럽 정도를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고유 음식 하나 변변히 가지고 있지 않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음식을 통해 관광산업 활성화와 비수기 타개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지혜는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비수기 겨울을 이기기 위한 대표적인 프로모션은 바로 매년 1~2월 토론토에서 열리는 동시다발 음식 프로모션 ‘윈터리셔스(Winterlicious)’이다. ‘Winter’(겨울)와 ‘Delicious’(맛있는)의 합성어로 ‘맛있는 겨울’이라는 뜻이다.

토론토의 겨울은 매직할러데이, 박싱데이를 거쳐 윈터리셔스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들 프로모션은 토론토의 겨울 비수기를 없앴다. 토론토 상가 실내에 모여 쇼핑 하는 관광객들.

고급 레스토랑들이 대거 참가해 평소 보다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한다. ‘동네 주민에게 인기 있는 식당이 진짜 맛집이고 머지않아 온나라 맛집이 된다’는 여행 마니아들의 격언이 있다.

캐나다 자국민들이 평소 엄두를 못내던 고급식당 음식을 즐기기 위해 윈터리셔스때 토론토행 러시를 이루자, 입소문은 지구촌에 퍼져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든 것이다. 국내관광 활성화와 외래객 증가라는 ‘1+1 효과’를 거둔 셈이다.

‘윈터리셔스’가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이 프로모션이 너무도 추운 날씨로 야외관광활동이 어려운 캐나다의 겨울철 비수기를 매우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론토의 겨울은 매직할러데이, 박싱데이를 거쳐 윈터리셔스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들 프로모션은 토론토의 겨울 비수기를 없앴다. 눈 덮인 토론토의 시내풍경.

가을까지 성수기를 누리다 나이아가라폭포 마저 꽁꽁 얼려버릴 정도로 추운 캐나다의 겨울은 혹독한 관광 황무지로 만들었는데, ‘윈터리셔스’ 프로모션은 야외에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관광객들을 가성비 높고 따스한 고급 레스토랑 안으로 유인함으로써 비수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토록 한 것이다.

윈터리셔스 처럼, 음식과 관광을 접목하는 프로모션은 한국고유의 음식, 세계각국의 음식, 퓨전음식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우리나라에도 한 번 쯤 시도할만한 본보기이다. ‘아시아 윈터리셔스’와 같은 재치있는 이름을 선점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올해 캐나다 윈터리셔스는 약 200여개의 식당이 참가한 가운데 1월29일 시작돼 우리의 설연휴 직후인 2월11일 성황리에 끝났다.

토론토시는 행사에 앞서 윈터리셔스에 참가하는 식당들과 메뉴, 가격 등 세부정보를 시청 웹사이트에 올렸다. 아울러 각 식당으로 링크를 걸어 예약시스템과 연동시켰다. 영어에 미숙한 외국인들을 위해 이 맛, 저 맛 섞은 세트매뉴 ‘프리픽스(Prix-Fixe)’도 구비해 놓았다. ‘프리픽스’는 전채와 메인요리, 후식 등 3개 코스가 미리 정해져 있으며 가격도 비싸지 않다.

맛있는 토론토의 겨울은 민관 합작품이다. 민관이 함께 파격과 신선의 키워드로 비수기 타파, 국내관광 활성화, 캐나다 방문 급증 등 효과를 창출한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국내관광의 경우 7,8월 두 달이 30% 이상 점하고 겨울과 6월은 엄혹한 비수기를 맞는 양극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관광객의 한국 방문 동향도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비수기를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4~5년 전부터 희망의 싹을 움튼다. 전남은 몇해전 10, 11월을 포함한 비수기때 단체관광객 인센티브제를 실시해 낙폭을 줄였다. 제주는 2년전 일찌감치 친절 환대운동을 범도민 차원에서 진행해 지금은 비수기 없는 자치단체라는 평을 듣는다. 제주의 성공은 현재 국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K스마일 캠페인이 한국방문의 해를 빛낼 중요한 밑거름일 뿐 만 아니라 비수기 퇴치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

한반도에 우수한 구석기인이 살았음을 입증하는 유물이 발굴된 연천의 구석기 축제, 올림픽이 열릴 평창의 송어축제와 설원재즈 음악회, 제천의 자드락길 겨울트레킹, 울진의 겨울바다 정취와 대게 홍게의 맛을 아우른 겨울여행 프로그램 등은 우리나라에도 ‘사계절 관광’의 희망을 안기는 민관의 노력들이다.

현재 진행중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 역시 태국과 홍콩의 할인 프로모션에 맞불을 놓으며 2월비수기를 타개하는 아이디어라는 평가이다. 싱가포르가 재작년 9월 관광비수기때 F1 대회 유치로 방문객의 일시침체를 극복했듯이 정부,지자체, 주민, 업계, 관광공사가 뜻을 모으면 ‘사계절 한국 관광’의 꿈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두조

한국관광공사 토론토 지사장

doojo100@knt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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