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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은행 외형은 커졌는데 수익성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못해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보다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등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IBK기업, NH농협 등 국내 6대 은행의 총 자산은 1659억 9655억원으로 전년대비 8%증가했다. 반면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는 0.36%로, 전년대비 0.06%포인트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기록했던 0.4%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ROA가 평균 0.8%를 기록하며 금융위기의 여파를 벗어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자산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6대 은행 모두 자산이 전년대비 늘었지만 순이익까지 늘어난 곳은 3곳(IBK기업,KB국민,신한)에 불과했다. NH농협은행은 순이익이 반토막났고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0%,13% 감소했다.


은행의 순이익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주수입원인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저금리 장기화로 예대 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꾸준히 줄면서 은행의 NIM은 1.4%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우리은행의 NIM은 1.40%로 전 분기보다 소폭 올랐지만 전년 동기보다 0.11%포인트 하락했다.

희망퇴직과 조선업 부실에 대한 충당금 부담도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9월 하나-외환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많은 시중은행이 최근 들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중은행들이 명예퇴직으로 31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썼다”며 “대기업 대출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의 순이익 급감은 STX조선해양에 약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는 등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1조2805억원)이 전년보다 4324억원(51.0%) 증가한 탓이다.

올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 당초에는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금리도 올라 은행의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연초부터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세계 각국이 ‘돈 풀기’에 나선 데다 국내 수출ㆍ소비 부진이 겹쳐 한국도 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가 내리면 NIM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돼 대출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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