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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보다 무서운 유럽발 금융위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주요국 은행주들이 급락하면서 제 2의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유럽 은행주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8 금융위기때보다 더 큰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대형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날 결산보고에서 실제 실적이 예상치보를 훨씬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날 2015년10~12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6억 5600만 유로 (약 8350억 원)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익이 증가했지만, 무역 등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성저하와 향후 소송비용을 충당하면 향후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2016년 자본이익률(ROE) 목표 10%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자세를 보이자 소시에테 제네랄 주식은 폭락했다. 

[자료=게티이미지]

도이치 뱅크는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8일 도이치뱅크 주가는 독일 증시 기준 10% 가까이 폭락했다. 9일에는 4% 넘게 떨어져 연초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트 스위트는 9~10일 이틀 사이 주가가 8% 떨어졌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도 주가가 7% 급락했다.

유럽은행들의 주가는 2012년 8월 유럽중앙은행(ECB)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앞뒀을 때의 기록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은행주들이 맥을 못 추는 것은 ECB가 제시한 응급조치에 있다.

ECB를 비롯한 정책당국이 금융완화책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서 은행주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갈 수록 자산은 부실해지는데, 수익기반마저 위협을받으니 마이너스 금리 같은 정책당국의 응급조치가 향후 은행들의 수익기반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이치 뱅크의 경우, 자원확보를 위해 발행한 코코본드(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의 이자를 내년에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투매심리가 거세졌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저유가의 장기화로 총 16.4 달러에 달하는 은행주들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유럽은행주들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날 세계 각국 증시 추이를 종합한 MSCI 올컨트리월드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가 하락해, 지난해 5월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가 빠지면서 약세장에 들어왔다. 원자재 시장의 경우, 지난해 5월 대비 최소 3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루체른 주 투자은행의 베노 갈리커 트레이더는 “2016년판 ‘2008 금융위기’가 멀지 않았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어떤 파장을 겪었다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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