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및 우주프로그램 전문가인 마이클 엘레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IISS 웹사이트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올린 글들에서 미국, 옛 소련, 중국, 프랑스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역사를 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위성발사 로켓과 장거리 미사일이 주요 기술과 부품, 기능면에서 유사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거리 미사일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할 뿐 아니라, 궤적과 추진체 성능이 다르기 때문에 장거리 로켓 엔진을 미사일용으로 전용해서는 미사일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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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해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
특히 장거리 로켓은 최소 수일간의 발사 준비 기간에 각종 부품과 회로를 거듭 점검해야 하고 날씨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군사용 미사일은 이런 절차 없이 어떤 외부 여건에도 발사할 수 있는 확실성이 보장될 경우에만 실전 배치가 된다는 점에서 장거리 로켓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소련은 미사일 엔진을 위성발사용 로켓으로 사용한 적은 있지만, 로켓을 미사일로 전용한 경우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과 위성발사 로켓을 동시에 개발했지만 미사일은 미사일 대로 수년에 걸쳐 별도의 비행시험을 거쳤다.
그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기술을 장거리 미사일에 적용하려고 시도하겠지만, 미사일로 바꾼 후 별도의 비행시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기존 2,3단 발사체 추진력으로 미국 본토에 도달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장거리 로켓 관련 보유 기술을 장거리 미사일 개발로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비상 상황에 은하3호를 장거리 미사일로 사용한다면 중량이 90t 이상이어서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지하 격납고식 발사대 ‘사일로’(Silo)를 사용할 수 있으나 땅이 좁아 모든 사일로가 해안으로부터 200km 이내에 위치해 이지스함 등으로부터 선제타격 당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런 점을 감안해 KN-08, 무수단 등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했으나, 이들 미사일은 아직 비행시험을 거치지 않아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 소련, 중국, 프랑스 등의 1~2세대 장거리미사일 개발 역사를 보면, 미사일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10여 차례 비행시험이 필요했고, 그중 첫 절반은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았다.
북한도 KN-08 등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전략적 성능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별도의 비행시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엘레먼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북한이 KN-08이나 무수단 미사일, 또는 유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비행시험을 하지 않도록 막는 것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는 것을 막는 것에 버금가는 전략적 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평양을 응징하기 위해 가용한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수단들이 한정된 점을 감안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잘 가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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