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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설날 블루스] 연휴 끝나면 바로 공채...‘고3같은 서른 살’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취업준비생(취준생) 박은형(29ㆍ가명) 씨는 이번 설 연휴에도 부산 고향 집에 내려가지 않을 예정이다. 벌써 3년째 명절에만 집에 가지 않은 터라, 닷새나 되는 이번 연휴는 더욱 부담스럽다. 부모님께서는 “괜찮으니 와서 친척 어른들께 인사라도 드리는게 어떻겠느냐”고 권하셨지만 이번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심기일전해야 하기 때문에 귀향을 포기했다. 대신 유명 학원에서 하는 명절 취업특강을 들으며 상반기 취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연휴 직후 대기업의 공채 시즌이 예상되면서 취준생들이 불안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1000대기업 중 지난 해 상반기 4년대졸 신입공채를 진행한 184개 기업의 서류접수 일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그룹사 중 그룹공채로 신입직을 채용하는 삼성그룹, SK그룹, CJ그룹, 금호아시아나 그룹 등은 지난 해 3월에 대졸신입공채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계열사별로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기업 중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LG전자, 기아자동차 등의 계열사 역시 3월에 신입공채 모집을 시작했다. 동부그룹, KT그룹, 롯데그룹, 한국전력공사 등은 4월에 대졸신입사원 모집을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서류접수 시작일을 기준으로 39.1%에 해당하는 72개 기업이 3월에 모집을 시작했으며, 32.1%는 4월에 접수를 시작했다. 5월에 시작한 기업이 15.2%, 6월에 시작한 기업은 5.4%였다. 2월에 시작한 기업도 8.2%에 달했다.

이처럼 3월과 4월에 서류접수를 시작한 기업이 많다보니 취준생들이 명절이라고 마음 편하게 고향에 내려갈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취준생들은 명절에 진행되는 특강을 듣고 스터디를 하는 등 명절 시간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졸업을 앞둔 취준생 이연희(27ㆍ가명) 씨는 집이 경기도 광주 쪽이지만 오는 14일 있을 토익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서울에 머물기로 했다. 이 씨는 “이제 곧 토익 시험이 바뀌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며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 수업과 토익 공부를 병행하기 어려워 2월에 모든걸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학교 도서관과 학원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다. 파고다 어학원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에 학원을 방문하겠다고 신청한 인원이 1400여 명에 달했으며, 서울내 주요대학 도서관은 설 연휴인 7일부터 10일까지 도서관의 열람실을 개방한다.

학원 업계 관계자는 “명절에 토익 등 특강을 마련하면 오히려 평소보다 수강생이 더 많다”며 “학원에 마련된 독서실 등을 개방해 최대한 수강생들의 명절 공부를 도와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사진> 파고다어학원에서 제공하는 ‘명절대피소’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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