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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트럼프‘는 넘치고 ’샌더스‘는 없는 한국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피를 토하라”라고 했다. 그러자 ‘친박’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정말로 피를 토하듯 연설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반월ㆍ시화 국가산업단지 현장방문에서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해달라는 다닞 입주기업 대표들의 홋를 청취한 뒤 동행한 새누리당 의원에게 “아주 심각한 문제다. 오늘 얘기를 열심히 전달하시고 피를 토하면서 연설을 하세요”라고 요청했다.

이튿날인 4일 개의된 국회 본회의에선 조원진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피를 토했다.’ 노동개혁 5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대립하는 야당을 두고 “민노총 2중대” “진보좌파에 묶여 한발도 못나가는 더민주”라며 맹비난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서는 “의원도 아닌분이 비대위원장인가, 그런분이 300명의 의원이 합의한 안을 뒤집는 초유의 사태”라며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정도면 ‘트럼프급(級)’이다. 부동산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공화당 대선경선주자로 막말과 극언으로 유명하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들 중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려나갔으나 지난 1일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같은 당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 참패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은 상식과 상상을 초월했다. 인기 기반도 ‘막말’에 있었다. “멕시코 이민자들은 강간범이다” “무슬림은 입국 금지시켜야 한다” “경찰 살해범은 무조건 사형” “한국은 미쳤다” 는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저속한 성적 표현이나 성차별 발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입’은 ‘트럼프급’인 국내 정치인들도 많다. 상대 계파, 상대 당을 향해서는 독설과 극언을 서슴지 않는다. 때론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성차별, 성적 표현으로 물의도 빚는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최대의 이변이자 영웅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였다. 75세의 노정객인 버니 샌더스는 무소속으로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어 첫 경선에서 1위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과 0.4%포인트로 석패했지만, 사실상 동률이었고, 맥락으로는 승리였다. 

버니 샌더스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진보 성향의 정치인이다. 대선가도에 뛰어들기 전만해도 전국구에선무명에 가까웠으나 중산층 복원, 소득불평등 개혁, 보편적 건강보험, 최저임금 인상,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의 정책과 소액모금운동 등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미국 유권자들은 노정치인이 일으킨 ‘새로운 정치’의 바람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념이 문제가 아니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 말이 아닌 정책으로 민생에 밀착된 행보가 샌더스를 미국 대선에서 최대의 이변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에는 ‘트럼프’는 많지만 ‘샌더스’는 없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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