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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에 즐기는 전통주]‘솔송주ㆍ오메기술ㆍ이강주’…설에 어울리는 전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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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제주지역 전통주인 오메기술과 전라도 전주의 이강주, 경상남도 함양의 솔송주.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명절음식과 잘 어울리는 한국의 전통주라는 점이다. 

요즘에는 명절 연휴에 제사를 간단히 지내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설 명절에는 일가 친척들이 오랜 만에 모여 술을 한잔씩 기울이곤 한다. 

올해 설 명절에는 한국의 전통주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전통주 맛을 음미하며 가족들과 뜻 깊은 연휴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제사상에 올렸던 ‘솔송주ㆍ오메기술’=한국의 전통주 중에서 제사상에 올렸던 대표적인 술을 꼽으라면 바로 솔송주와 오메기술이다. 솔송주는 하동 정씨 가문의 16대째 이어오고 있는 경남 함양, 지리산 지역에서 나오는 술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소나무 순의 향과 신선한 솔잎의 향이 일품이다. 지리산 깨끗한 물을 이용해 만들며, 제사상에 최고의 술을 올리기 위해 만든 술이다. 솔송주는 도수가 높지 않아 편하게 음미할 수 있고 고기이나 생선요리 등에 두루 잘 어울린다. 알코올 도수는 오메기술과 마찬가지로 13도이다.

오메기술은 가벼운 단맛과 함께 입에 잔향이 깊게 남는 산뜻한 맛의 제주지역 전통주다. 제주에서는 쌀이 귀해 차조를 이용해 오메기술을 만들었다. 차조를 가루를 만들어 반죽한 오매기 떡을 문질러 물과 누룩을 더해 발효시켜 위에 뜨는 맑은 물이 바로 오메기술이다. 예부터 오메기가 유명한 제주도는 제사를 지낼 때도 오메기를 활용해 제사상에 올렸다. 오메기술은 특히 전이나 부침, 생선조림과 궁합이 좋은 술이다.


▶기름진 음식에 어울리는 ‘이강주’=감홍로, 죽력고와 함께 ‘조선 3대 명주’로 꼽히는 이강주는 제사상에 올렸던 술은 아니지만, 기름진 음식과 궁합이 좋아 부침개나 갈비찜 등 기름진 음식이 많은 명절 음식과 즐기기에 좋은 술이다.

이강주는 원래 상류사회에서 먹는 고급 약소주였다. 고종이 한미통상조약 체결시 대표주로 사용한 기록이 있다. 배와 생강이 들어간 술이라 해서 이강주로 불렸다. 이강주는 몸에 좋은 약재 멥쌀, 찹쌀, 배, 생강, 울금, 계피, 꿀이 들어가 있어 끝맛이 맑은 술로 먹기 편하다. 시원하게 먹거나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이강주의 맛과 풍미를 느끼기에 좋다. 도수는 25도이다.

▶과음해도 숙취 없는 ‘죽력고’=전라북도 정읍의 대표적인 향토주인 죽력고는 과음을 해도 숙취가 없고, 오히려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술이다. 알코올 도수 32도로 설 명절에 즐기기에 좋다. 이 술의 가장 중요한 원료인 죽력은 대나무를 쪼개 항아리에 넣고 열을 가해 얻어진 대나무 기름을 이용하는 술이다. 이 죽력은 약재로 많이 사용하는데, 녹두장군 전봉준이 모진 고문 후에 죽력고 3잔을 먹고 원기를 회복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첫 맛은 청량감 있게 시작해 살짝 단맛을 느낄 즈음 강렬한 향이 올라오며, 혀끝이 아릿해지는 맛을 지닌다. 


이 밖에 평양 전통주인 감홍로는 별주부전에서 자라가 토끼에게 용궁에 감홍로가 있다고 꼬드리는 내용이 있으며, 춘향전에서는 춘향이가 한양에 가려는 이몽룡을 붙잡기 위해 감홍로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있을 만큼 조선시대 3대 명주로 진상됐던 술이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속담의 유래 역시 감홍로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감홍로는 쌀과 용안육, 계피 등이 주 원료이며 알코올 도수는 40도이다. 첫 맛에 계피향이 맴돌고, 점차 단맛이 도는 풍부한 향이 감돌다가 마지막으로 시원한 향이 입안을 채운다. 높은 도수에 비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느낌이 드는 술이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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