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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를 절망케 하는 ‘패완얼’ 패션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누구나 안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몸)’이라는 걸. 그래서 생겼다. ‘패완얼’ 혹은 ‘패완몸’.

패션업계는 언제나 트렌드를 말한다. 놈코어나 그래니룩, 젠더리스룩 같은 신조어는 ‘트렌드’ 장사를 하는 패션업계가 만들어 낸 상술이자 ‘허상’이다.

다시 말해 패션에서 트렌드라는 건, 특정 패션 스타일을 규정하는 새로운 명칭일 뿐, 그것이 절대 다수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지배적인 권력이라고 보긴 힘들다.

제 아무리 ‘놈코어’가 유행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SPA 브랜드의 ‘폭탄 세일’을 기다린다. 글로벌 색채연구소 ‘팬톤’이 올해의 트렌드 컬러로 ‘로즈쿼츠(rose quarts)’와 ‘세레니티(Serenity)’를 꼽았지만, ‘젠더리스룩’이라는 이름으로 로맨틱한 핑크 컬러의 수트를 입고 출근할 남자들은 극히 드물다. 여전히 우리의 남자사람 직장 동료들은 어둡고 칙칙하며 무난한(?) 검은색, 회색, 군청색 수트나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출근길을 나설 것이다. 트렌드와 현실은 ‘따로 논다’는 얘기다. 

영화 ‘검사외전’의 황정민(왼쪽), 강동원 [사진제공=쇼박스]


사실 트렌드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가. 패션에서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나 입고 싶은 걸 입는다’는 바로 그 자신감. 어쩌면 그 자신감이 없어서 우리는 (1년만 지나도 구식이 돼 버릴) 올해의 패션 트렌드에 또 다시 지갑을 여는 것일지도 모른다.

패완얼(몸)으로 불리는 이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신감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은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패션을 즐기며 트렌드를 비웃는다.

물론 방송 연예인처럼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는 경우 ‘타의’로 패셔니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패션에 대한 확고한 철학, 트렌드를 추종하지 않는 여유를 지닌 상당수 ‘본 투비(Born to be) 패셔니스타’들도 많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늘어진 흰색 면 티셔츠도 그들이 입으면 다르다

2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의 죄수복이 화제다. 최근 공개된 영화 스틸컷에서 강동원은 늘어진 흰색 면 티셔츠에 데님 소재 죄수복을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했다. 티셔츠의 소매 부분은 (고도로 계산됐지만) 아무렇게나 둘둘 말아 올렸고, 바지는 롤업해 복숭아 뼈를 드러냈다.

사제복에 이어 죄수복마저 멋스럽게 소화한 강동원은 당당한 워킹과 애티튜드로 교도소를 ‘런웨이’로 만들면서 ‘옷이 강동원발을 받는다’는 말을 또 한번 입증했다. 그리고 강동원의 시크한 죄수복 패션은 늘어진 흰색 면 티셔츠가 패완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꼭 패완얼(몸)이 아니어도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자신감만 있다면 늘어지다 못해 구멍 숭숭 뚫린 면 티셔츠라도 얼마든지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도 있다.

2011년 무한도전에서 가수 정재형의 ‘총알워싱’ 티셔츠가 그 예다. 물론 이 티셔츠가 발망(Balmain)의 2012년 S/S 제품이며 45만원 정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는 이민호 등 다른 연예인들의 착장샷과 비교되며 평가가 갈리긴 했지만, 분명한 건 정재형만의 ‘프렌치 시크’ 감성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는 사실이다.

오버사이즈 코트, 이불처럼 뒤집어 써도 괜찮아

오버사이즈 코트는 올 겨울 트렌드 ‘잇 아이템’ 중 하나였다. 이불을 뒤집어 쓴 듯 품이 큰 오버 핏 코트는 안타깝게도 마른 몸매에 더욱 잘 어울린다. 키가 작은 체형에게는 말 그대로 그냥 ‘이불’이 될 수도 있는 아이템. 뚱뚱한 체형은 더욱 몸집을 거대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사실 장윤주, 김나영, 이영진 등 주로 모델 출신에 키가 큰 연예인들은 올해의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이미 일찍부터 오버사이즈 코트를 즐겨 입었다. 영화 시사회장 등에서 레깅스나 슬림핏 진에 스니커즈를 매치하고 오버핏 코트를 무심한 듯 시크하게 두른 이들의 모습은 많은 ‘단신’들을 슬프게 해 왔다.

흘러내리는 듯 프론트 칼라가 멋스럽게 드레이프 된 카멜 컬러의 오버 핏 코트를 아무렇게나 손으로 여민 황정음의 내추럴한 스타일링이나, 남자친구 군복을 빌려 입은 듯 과한 오버 핏 후드 사파리를 걸친 신민아의 소녀스러운 스타일링은 오버 핏을 소화하는 ‘패완얼(몸)’들의 자세라 하겠다.

어그부츠, 양털부츠, 패딩부츠, 그녀가 신으면 ‘윈터 시크’

어그부츠, 양털부츠, 패딩부츠 등 방한용 부츠는 스포츠ㆍ아웃도어 업계가 겨울철마다 쏟아내는 대표적인 트렌드 아이템이다. 남성보다 여성들이 주로 찾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사실 이 부츠에 대한 남자 사람들의 호불호는 ‘불호(不好)’ 쪽으로 강력하게 갈린다. ‘연필 끝에 끼운 지우개 같다’거나, ‘영의정 부츠’라는 놀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때 미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눈녹은 길에서 어그부츠 신은 여자’가 꼴불견 패션 상위에 오를 정도였다.

배우 공효진은 이러한 편견을 가차없이 깨뜨린다. 곧게 뻗은 극세사 다리를 소유한 명불허전 패셔니스타는 미니스커트에 패딩 부츠를 매치해 ‘윈터시크’의 정석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우리 ‘단신’, ‘하뚱(하체 뚱뚱)’들은 무조건 방한 부츠를 피해야 하는가! 원하면 신는다. 당연하다. 다만 방한 부츠를 신을 땐 하의는 스커트나 레깅스로 가볍게 입고, 상의는 허리가 짧은 아우터로 무거운 느낌을 피하는 게 좋다.

다리가 휘거나 너무 얇은 체형일 경우, 풍성한 퍼나 패딩이 들어간 부츠가 단점을 보완해주기도 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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