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이 이란 방문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과 이란은 1971년 8월 16일 외교관계를 체결했지만, 이보다 약 2년이나 빠른 1969년 이미 관계가 움트기 시작했다.
팔레비 왕은 비밀경찰 사바크를 통해 굳어진 독재권력을 근대화에 집중시켰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이뤄진 새마을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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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관계에 물꼬를 튼 건 이란이었다. 1969년 5월, 팔레비 왕은 외교사절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초청 의사를 밝혔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적당한 시기에 방문하겠다”라며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입장에선 석유화학 산업 육성을 위해 산유국과의 교류 확대가 절실했다.
외교관계 체결 후 양국의 교류는 더욱 활기를 띄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영부인 역할을 하던 1975년에는 에그발 이란석유공사 총재(전 이란 수상)이 방한해 정재계 인사와 만남을 가졌다. 에그발 총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1976년에는 정일권 전 국회의장이 팔레비왕을 만나 40여분간 한국인 근로자 진출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란 언론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좋았다. 1978년 당시 이란 유력지 테헤란 저널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대통령, 아시아의 리더”라는 내용의 글을 싣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1978년 8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팔레비 국왕 방한 초청까지 이어졌다. 사실상의 정상회담 제의였다. 팔레비 왕은 “정세가 안정되는데로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겠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는 붕괴됐다. 같은 해 한국에서도 10.26과 12.12 사태가 벌어지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소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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