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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 남은 아카데미 시상식…인종차별 등 논란 휩싸인 ‘오스카’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미국 최대 영화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후보자가 발표되자 ‘백인 잔치’라는 논란이 불거지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또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영화제인만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남우주연상 수상 여부를 비롯해 부문별 수상자 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인 잔치’ 논란…아카데미의 흑역사=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 22일 오는 2020년까지 운영이사회에 여성과 소수계 회원을 2배 이상 늘리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시상식 후보 발표로 불거진 ‘백인 잔치’ 논란 이후 긴급 회의 끝에 내놓은 개혁안이다.

아카데미 측은 평생 유지되던 회원 자격을 10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나이가 많거나 활동이 적은 회원은 교체하고 인종 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는 운영위원 3명을 더 뽑기로 했다. 다만 3차례 투표권 자격을 갱신하거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경우 평생 회원 자격이 유지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20명 가운데 흑인 배우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흑인 영화감독인 스파이크 리는 “어떻게 2년 연속, 40명의 수상후보들 가운데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단 말인가”라며 “‘백합처럼 하얀’ 오스카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흑인 배우 윌 스미스 역시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선수들의 죽음과 뇌진탕의 관계를 규명한 실화 영화 ‘뇌진탕’에서 열연했지만,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실제 LA타임스가 2012년 아카데미 회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6000명의 아카데미 시상식 평가위원 가운데 94%가 백인, 77%가 남성이다. 흑인 회원 비율은 2%에 불과했다.

80년이 넘는 아카데미의 유구한 역사에서 수여된 2900여개의 오스카 트로피 가운데 흑인이 가져간 트로피는 32개에 불과하다. 2006년 포레스트 휘태거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이래 10년간 흑인 주연상은 탄생하지 않았다. 흑인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2001년 할리 베리가 유일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4전5기…수상 가능할까?=인종차별 논란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뜨겁게 달구는 한편으로 배우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디카프리오는 데뷔 후 25년간 네 번이나 오스카 수상에 도전했지만 매번 ‘무관’에 그쳤다.

이번 아카데미만큼은 디카프리오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가 출연한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작품상을 비롯 남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편집상, 시각효과상 등 총 11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다.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골든 글로브에서 ‘레버넌트’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디카프리오) 그리고 감독상을 거머쥐며 3관왕을 차지했다.

디카프리오와 아카데미의 악연의 시작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도망자’의 토미 리 존스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이후 전 세계적 흥행을 이끈 1997년도 작품 ‘타이타닉’은 무려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후보 목록에 남우주연상만은 빠져 있었다.

그는 지난 2004년 ‘에비에이터’와 2006년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히 쓴잔을 맛봤다. 지난 2013년에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로 후보에 올랐으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니히에 밀리고 말았다.

디카프리오는 영화 ‘레버넌트’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정점을 찍는 연기를 선보여, 오스카 도전 4전5기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버넌트’를 연출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버드맨’으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에도 작품상과 감독상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골든글러브 무관의 설움을 겪었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감독상과 작품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영화 ‘유스’ 주제가를 불러 주제가상 후보가 됐다. 한국인 최초의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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