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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짝 한파’에 마음놨다가… 좌충우돌 冬사고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주부 김지현(28ㆍ여) 씨는 19일 남편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가 6시간 가량 공항에 발이 묶이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초 E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이날 오전 9시 20분에 출국하기로 돼 있었지만, 북극발 한파로 항공기가 얼며 비행기가 연착이 된 것이다. 김 씨는 “항공사 측이 처음엔 오전 11시 탑승할 수 있다고 해서 믿었지만, 결국 낮 12시가 다 돼서야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다”며, “승객들 대다수가 수속절차 때문에 2~3시간 전부터 와 있었던 만큼 총 5~6시간을 공항에서 허비한 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게티이미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포근한 겨울이 지속된 것도 잠시, 체감온도 영하 20도에서 영하 10도를 밑도는 맹추위가 한반도를 기습적으로 강타하며 한파로 인한 사건ㆍ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항공기가 얼어붙어 연착이 됐는가 하면, 자동차ㆍ보일러 고장, 수도계량기 동파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계량기 동파 신고가 47건 접수됐다. 대부분 아파트와 연립주택으로 각각 19건이었으며, 단독주택은 5건, 상가건물은 3건, 공사장은 1건이었다.

북극발 한파가 내려오기 시작한 18일부터 이날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를 모두 합하면 264건이었다. 전날 주간(오전 5시∼오후 5시)에만 총 216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서울시 다산콜센터에도 전날인 19일 오전 0시부터 오후 2시 무렵까지 1300여건의 동파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하루 전인 18일(57건)과 비교했을 때 무려 22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인천 지역에서도 이날 오후 5시까지 140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 되는 등 갑작스런 한파로 인한 수도권 곳곳에서 동파 사고가 잇따랐다.

자동차 고장도 크게 늘었다. 삼성화재 측은 “전날 오전 0시부터 정오까지 긴급출동 요청 건수가 2만7924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2주 전 같은 시간대(4998건)와 비교했을 때 약 6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사고를 제외한 고장 관련 출동 건수만 2만7269건으로 역대 최고 건수인 2만2615건(2013년 1월3일)을 넘어섰다. 추위로 인한 배터리 방전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보일러 업체에도 문의 전화가 속출했다. ‘경동나비엔’의 경우 콜센터의 오전 콜 접수가 평소 하루 평균량 대비 100%가 증가했다. 장기간 방치했던 보일러를 재가동함에 따라 조작 방법 문의나 잔고장 수리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동장군이 기세를 떨치며 소방당국도 대비에 들어갔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3만2890여명에 전화ㆍ방문관리를 실시하는 한편, 계량기ㆍ수도관 동파, 전기ㆍ가스ㆍ보일러 안전점검 등 긴급 지원반 운영에 나선 것.

이와 더불어 국립공원관리공단 측도 한파 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전날부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3개 국립공원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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