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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매파 김영철 對南창구로…남북관계 경색되나
비둘기파 김양건 후임 통일전선부장 내정설…천안함·연평도 등 대화보단 군사적 대응에 强대强 대결 우려


군부 강경파로 꼽히는 김영철 북한 군정찰총국장이 대남사업을 관장하게 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관계 경색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천암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등 한반도 긴장을 몰고온 북한의 도발 뒤엔 늘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후임으로 김영철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김영철은 1989년 남북 고위당국자회담 예비접촉 때 북측 대표로 나온 이후 남북관계에 관여하며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대남통으로 자리매김했다. 1992년에는 남북고위급회담 군사분과위 북측위원장으로 서울을 방문했고, 2006년 제3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때부터 북측 대표단장으로 대남 정책을 총괄했다. 2009년 중장에서 상장으로 승진하면서 대남공작 사령탑인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건이 대남 온건파로 분류된다면 김영철은 대화보단 군사적 대응에 무게를 두는 강경파다.

2006년 3차 남북 장성급 회담에선 NLL(서해북방한계선) 대신 새 경계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는가하면 2008년엔 “북은 개성공단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 남파 공작원에게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암살 지령을 내린 것도 김영철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영철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굵직한 대남 도발을 기획한 장본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농협 전산망 해킹, 미국 소니 영화사 해킹 등 ‘사이버전’도 그가 배후로 알려졌다. 2013년 3월엔 ‘불바다’ 발언으로 남한을 위협하기도 했다. 최근 10년 새 한반도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은 사건 마다 그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는 셈이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정치군사적인 문제들이 주의제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온 김영철이 남북 대화의 창구 역할을 맡았다는 건 가뜩이나 제4차 북한 핵실험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또 통전부장에 이례적으로 군 출신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를 ‘강(强) 대 강(强)’ 대결 구도로 이어가겠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하며 지난해 목함지뢰 도발을 ‘8ㆍ25합의’로 슬기롭게 풀어낸 박근혜 정부로선 다시 한 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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