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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아귀부터 곰치까지…겨울이면 생각나는 ‘인생 역전 생선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찬 바람 불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요리는 따뜻하게 속을 풀어주는 국물 요리다. 특히 담백한 맛이 일품인 생선은 국물 요리로 활용하기 좋다. 겨울들어 제철을 맞은 생선 중에는 푸대접 받다가 재발견 과정을 거친, ‘인생 역전’을 겪은 생선들이 많다. 대표적인 제철 ‘인생 역전 생선’을 알아보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못 생긴 생선의 대표주자, 아귀 = 못 생긴 생선을 꼽는다면 아귀가 아마 세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넙데데한 몸통에 입만 큰 모습이 아무리 봐도 호감형은 아니다. 예전에는 어부들이 아귀를 잡으면 쓸모 없다며 그냥 버렸다는 얘기까지 있다.

그러나 살짝 꾸덕꾸덕하게 말린 아귀를 각종 채소와 양념에 버무려 조리한 아귀찜을 생각하면 아귀를 버렸다는 말이 야속할 정도다. 탕으로 끓이면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아귀는 살부터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껍질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활용도가 만점이다. 껍질에는 콜라겐 성분이 많아 피부 미용에도 좋다. 단백질이 풍부해 필수 아미노산도 많아 건강을 챙기거나 해장을 하는 데에도 좋다. 특히 무와 함께 끓여낸 탕은 아귀에 부족한 비타민C를 무가 보충해주기 때문에 속풀이에 그만이다. 저지방 생선이어서 다이어트식으로도 고려할 만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멋진 이름 잃었지만 맛은 잃지 않은 도루묵 =
도루묵은 그 이름에 얽힌 일화로 유명하다. 임진왜란 시절 피난길에 오른 조선 14대 임금 선조가 피란지에서 먹은 생선 맛에 반해 이름을 ‘은어’라 내려줬다, 전쟁이 끝난 후 다시 먹어보니 그 맛에 실망해 이름을 도로 ‘묵’이라 했다는 데에서 ‘도루묵’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한다. 일각에서는 이는 꾸며낸 이야기이고, 실제 옛 이름이 ‘돌목’이었다 ‘도루묵’으로 정착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름이야 어떤 경로를 거쳤건 간에 도루묵이 겨울 별미로 자리잡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도루묵은 비린내가 없고 담백해 구이, 찌개, 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인다. 특히 알을 가득 밴 도루묵을 입에 넣었을 때 입 안에서 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별미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도루묵에 밥과 양념을 넣고 삭힌 도루묵 식해도 강원도 지역에서 유명하다.

영양면을 살펴봐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선이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고, EPA와 DHA가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이나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흐물흐물한 모양과 달리 사나운 생선, 곰치 = 곰치를 실물로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얼굴을 찡그릴 것이다. 흐물흐물한 몸뚱이에 울룩 불룩한 얼굴, 큰 얼굴과 달리 짤뚱한 꼬리와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눈까지. 못생겨도 이렇게 못생길 수가 없다. 어물전 망신이 꼴뚜기라지만 곰치에 비하면 꼴뚜기는 귀여운 편이랄까.

곰치는 다소 둔하고 멍청해보이는 외모와 달리 성격은 사납기로 유명하다. 입 안 주머니나 피 속에는 독 성분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조리 과정에서 독 성분은 사라지지만 비호감형 외모부터 사나운 성격까지, 다루기 꺼려지는 생선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동해의 명물인 곰치국 맛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곰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지 모른다. 묵은 김치를 넣고 끓인 곰치국은 시원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어서, 속풀이 음식으로도 손꼽힌다. 흐물흐물한 곰치는 물곰이라고도 불려, 곰치국을 물곰탕이라고도 한다. 곰치국 등 곰치의 재발견 덕분에 그 몸값도 꽤나 올라갔다. 큰 것은 경매가가 15만~16만원에 달할 정도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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