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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 '달인 트라우마'가 김병만 예능에 미치는 영향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김병만은 투자 대비 산출의 효율이 떨어지는 예능을 하고 있다. 며칠간 연습해 3~5분 정도 보여준다. 오랜 연습을 통해 성공한 장면만 나가는 ‘달인’이 딱 그랬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과 ‘주먹 쥐고 소림사’는 탐험과 수련의 과정까지 담고 있어 조금 덜 힘들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 리얼리티물과는 다르다.

적어도 김병만만큼은 ‘구경꾼 코스프레’를 할 수 없다. 일반 연예인과는 다른 수련과 탐험의 내공과 경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특수연예인이다. 이게 강박으로까지 작용했다.

김병만은 평소 기자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이 있는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말(토크)로 그들을 이길 수 없다.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몸을 사용하는 것, 내 색깔을 찾아나서야 한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을 하면서 달인 트라우마를 조금씩 극복해나갔다. 육상, 수상, 항공 관련 자격증을 여러 개 따 탐험과 생존에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정법’은 2011년 10월부터 시작해 4년 넘게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반 연예인은 정글에서 나무를 타지 못해도 되고, 물고기를 못잡아도 된다. 족장인 김병만만큼은 헛탕을 치면 안된다.(사실 김병만이 허탕을 쳐도 되지만 본인 스스로가 용납이 안된다.) 게다가 함께 온 연예인들을 지도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김병만은 “달인 트라우마가 있다. 과거 ‘달인’ 코너를 통해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그 이후로 어딜 가든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면서 “나도 모르게 (시청자의) 기대에 어긋나면 안 되고 나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그는 훈련과 연습을 멈출 수 없었다. 예능을 하기 위해 수련을 해야하는 것이다. 예능을 사냥하러 진짜 사냥터에 가는 격이다. ‘예능사냥꾼’ 박명수는 예능사냥에 실패한 후 예능사망식을 올리는 패러디라도 가능하지만, 김병만의 예능이 실패하면, 패러디를 할 분위기가 될 것 같지 않다.

‘주먹쥐고 소림사’의 이영준 PD는 “촬영이 실제 소림사 일정대로 진행되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훈련이 빼곡한 지옥의 스케줄이다. 오직 스님들의 오침시간에만 잠깐 쉴 수 있는데, 김병만은 그 시간마저 쪼개 혼자 훈련을 한다”면서 “카메라가 없어도 소림사 경내를 달리고 있는 김병만의 모습을 보면 뭉클하다. 정말 진정성 있는 소림사 제자다”라고 말했다.

김병만은 30일 열린 2015년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과 공동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 대상 수상때보다 훨씬 여유로와졌다. 그는 “내년에도 열심히 주먹 쥐고 정글을 하겠다”고 다소 준비된듯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항상 새로운 기예를 개발해야 한다는 달인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한 김병만이 이제 좀 더 안정된 기반에서 자신의 색깔을 강화해 그만의 예능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2015년 연예대상은 그에게 그런 심적 여유를 조금이나마 준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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