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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증의 라면①] 서민식품이라고?…가격 천장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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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왕’ 돌풍으로 ‘1500원대 프리미엄 라면시장’ 열려

-라면 맛, 국물 위주에서 면발 위주로 전환

-기존 라면 1.6mm→짜왕 3mm… 굵은 면발 인기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올해 농심의 프리미엄 짜장라면인 ‘짜왕’ 돌풍으로, 52년 만에 1500원대 프리미엄 라면시장이 처음 열렸다. 이와 함께 국물 맛이 주도하던 라면시장이 짜왕의 ‘3mm 굵은 면발’을 계기로 면발 위주로 재편된 것도 올해 라면시장의 두드러진 변화다.


‘삼양라면’은 한국 최초의 라면으로 1963년 10원에 출시됐다. 라면(삼양라면 기준) 가격은 1981년 100원, 1994년 300원에 이어 2005년 600원, 2008년 750원으로 올랐다. 2010년에만 밀가루 가격 때문에 업계 최초로 가격 인하가 단행돼, 700원으로 떨어졌다가 2012년 이후 현재까지 760원 선을 유지해 왔다.

라면 가격은 그간 쉽게 올리지 못하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서민들의 생활필수품이란 인식 때문에 약 50년 간 76배 오르는데 그쳤다. 불과 4년 전인 2011년 3월 농심이 ‘신라면 블랙’을 1600원에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라면 블랙’은 프리미엄 라면시장에 도전했지만 가격 저항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출시 5개월 후에 1450원으로 내렸고, 그 해 생산이 중단됐다. ‘신라면 블랙’은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이듬해 국내에서 1500원에 재출시됐다. 


이에 비해 ‘짜왕’은 라면시장 최초로 1000원대가 넘는 프리미엄 라면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에 걸 맞는 품질을 갖춰 가격 저항이 없었고, 경기 불황 속 ‘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포미족(For Me 族)’이 소비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50년 넘게 1000원이 채 안 되는 ‘서민 식품’이었던 라면이 이제는 다소 비싼 값을 주더라도 한끼 맛있게 먹는 당당한 ‘한끼 식사’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짜왕’의 인기는 국물 위주의 라면시장을 면발 위주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과거 라면시장은 국물 맛이 주도했다. 한국 최초의 라면은 1963년 출시된 삼양라면으로 ‘닭고기 맛’이었다. 이후 1970년에 ‘소고기라면’(농심)과 ‘쇠고기면’(삼양식품)이 출시되면서 소고기 맛 라면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1982년 농심이 안성에 스프전문 공장을 설립한 뒤 ‘너구리’(1982년)와 ‘육개장사발면’(1982년),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신라면(1986년) 등이 잇따라 나오면서 라면시장은 본격적인 국물 위주로 바뀌었다.

특히 1986년 ‘신라면’의 출시는 매운맛 라면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어 2011년 후반에는 ‘팔도 꼬꼬면’, ‘나가사키 짬뽕’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하얀라면’ 열풍이 불었다.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 열풍이 불던 2013년에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와 ‘불닭볶음면’ 등 ‘국물없는 라면’이 주목 받았다.

올해는 국물 맛이 아닌 굵은 면발이 라면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원년이다.


짜왕은 월 매출 100억~130억원을 기록하면서, 신라면(연 매출 4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잘 팔리는 라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농심은 올 1월 출시된 ‘우육탕면’에서 처음 3mm 굵은 면발을 선보인 데 이어 ‘짜왕’을 통해 3mm 굵은 면발에 다시마를 넣었다.

다시마의 알긴산 성분은 면의 탄성을 오랫동안 유지시켜주며, 지미성분(旨味成分)은 라면의 감칠맛을 한층 높여 준다. ‘짜왕’ 돌풍으로 ‘진짜장’ ‘팔도짜장면’ ‘갓짜장’ 등 1500원대 짜장라면이 잇따라 선보였고, 최근에는 ‘진짬뽕’과 ‘팔도불짬뽕’ ‘맛짬뽕’ ‘갓짬뽕’ 등 프리미엄 짬뽕라면도 대거 출시됐다.

이어 농심의 ‘굵은 면발 3탄’으로 불리는 국내 최초의 ‘3mm 굴곡면’은 프리미엄 짬뽕라면 ‘맛짬뽕’에 처음 적용됐다. 굴곡면은 면발에 세로로 길게 홈이 파여 있어 짬뽕 국물과 면이 따로 겉도는 단점을 보완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4~5년 간 2조원 안팎 규모로 정체됐던 라면시장이 올해 ‘짜왕’을 계기로 확실히 예전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굵은 면발과 프리미엄 라면이 라면시장에 활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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