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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사성어로 본 2015 지구촌 골프계 결산
새로운 스타들도 탄생하고, 기존의 강자들도 부침을 겪은 한해였다.

2015 세계 골프계는 올해도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남겨놓고 막을 내렸다. 가을에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미국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EPGA)는 이미 2015~2016 시즌이 진행중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남녀프로골프를 비롯해 미국 남녀골프도 한해 뉴스를 돌아볼만하다.

고사성어를 통해 올해 골프계를 살펴본다.

▲괄목상대(刮目相對)=조던 스피스, 제이슨 데이, 박성현


올해 PGA투어에서는 타이거 우즈로부터 왕좌를 빼앗았던 로리 매킬로이의 활약이 주춤한 가운데 ‘신성’ 조던 스피스(미국)와 제이슨 데이(호주)가 패권을 다퉜다. 승자는 스피스였지만, 데이 역시 만만치 않은 기량을 앞세워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매킬로이가 부상에서 회복됐기 때문에 2015~2016 시즌은 이들 간의 3파전이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KLPGA투어에서는 ‘남다른 캐릭터’ 박성현이 가장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투어 정상급 장타력을 갖춘 박성현은 남자선수같은 호쾌한 스윙과 공격적인 플레이로 다소 약점인 숏게임을 상쇄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전인지의 아성에 도전했다. 전인지가 미국으로 떠나는 내년에는 1인자의 자리를 노릴 만하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이보미 전인지 

‘뽀미’ 이보미는 일본 열도를, 전인지는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투어까지 오가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보미는 올해 JLPGA투어에서 무려 7승(통산 5번째)을 휩쓸며, 2억3000만엔의 상금을 획득했다. 이는 일본 최고의 골프스타였던 이시카와 료(남자)나 요코미네 사쿠라 등 쟁쟁한 선수들도 전성기에 근접하지 못했던 액수. 일본 남녀투어를 통틀어 한시즌 최다상금의 대기록이다. 특히 코스밖에서도 친근한 매력으로 일본팬과 언론까지 사로잡았다.

전인지는 초인적인 한국 일본 미국 유럽을 오가는 초인적인 강행군을 하면서도 한미일 3개투어 메이저대회를 한 시즌에 제패하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내년 시즌 LPGA투어에 진출한다.

▲새옹지마(塞翁之馬)=배상문


2015년은 배상문에게 가장 힘들었던 해이기도, 또한 망외의 소득을 거둔 해이기도 하다. 시즌 초반부터 병역문제가 불거지면서 투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던 배상문은 결국 시즌을 마치고 입대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 뒤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단장추천으로 인터내셔널팀에 합류했다. 한국팬을 위한 ‘선심성 카드’의 의미도 없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배상문은 연일 맹활약을 펼치면서, 전력상 미국에 절대 열세로 평가됐던 인터내셔널팀에 커다란 힘이 됐고 대회 흥행에도 큰 기여를 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솔하임컵 수전 페테르센


한국팬들이 별로 관심도 없던 솔하임컵이 잠시 주목을 끌었다. 분란은 유럽팀의 수전 페테르센(노르웨이)의 ‘작은 욕심’에서 비롯됐다. 9월 열린 솔하임컵 마지막날 포볼매치에서 미국팀에 컨시드를 주지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해 ‘찝찝한 승리’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이때문에 분기탱천한 미국이 싱글매치플레이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리했다. 결국 페테르센은 유럽팀 패배에 대한 원성과, 스포츠맨십을 저버린 선수라는 비난까지 받아야했다.

▲외화내빈(外貨內貧)=페이지 스피라낵 


유럽여자골프투어(LET)도, 초청을 받은 ‘미녀골퍼’ 페이지 스피라낵도 모두 비난을 받았다. LET는 아직 어떤 투어 시드도 갖지 못한 스피라낵을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초청했다. SNS 팔로워가 40만명이 넘는 스피라낵의 미모를 흥행에 이용해볼 작정이었다. 그러나 실망스런 기량을 가진 스피라낵은 동료 선수들의 따가운 시선속에 예선탈락했고, 눈물을 흘리며 코스를 떠났다. 골프를 그만둘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등고자비(登高自卑)=KPGA

여자투어의 절반도 안되는 상금과, 그보다 못한 대회수. 선수들은 더 나은 여건을 찾아 일본으로, 아시안투어로 떠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참담한 남자골프를 책임져야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회장선거를 앞두고 갈등과 반목이 또 다시 반복되며 실망스런 모습을 연출했다. 이제 ‘공언’이나 ‘공약’은 소용없다. 실질적으로 투어를 살릴 스폰서와 협회의 실천이 뒤따라야할 시점이다. 대회 하나라도 늘어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구화지문(口禍之門)=도널드 트럼프


돈이 많은 건 별 문제가 없지만, 쓸데없는 말이 많은 건 문제다. 대선후보로 나서서 극우주의자들이 혹할 문제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 ’무슬림 미국입국금지 시키자‘는 등의 발언으로 인해 미국 PGA투어와 영국 R&A는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 후보자리에는 다가가고 있는지 몰라도, 골프계에서는 멀어졌다. 입때문에….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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