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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의 천지개벽...“여성이 투표하고 입후보 나서는 사상 첫 지방선거 시작”
[헤럴드경제]사우디아라비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역사적인 지방선거 투표가 12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투표소를 찾아 지방의회 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284개 지방의회 의원 3159명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2106명이 선출된다. 나머지 3분의 1은 중앙 정부에서 직접 임명한다.

지방의회는 사우디에서 국민이 직접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여성들은 남성들과 구별된 장소에서 투표를 해야한다. 전국 1263개 투표소 중 424곳이 여성 전용으로 운용된다.

AFP통신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한 투표소에서는 남성 유권자들만 신원 확인 등을 거쳐 투표했다고 전했다.

여성의 선거운동도 극히 제한됐다. 이번 선거는 남녀 후보 모두 선거 벽보나 유인물에 얼굴 사진을 쓸 수 없는 ‘얼굴 없는 선거’로 치러졌다. TV 광고나 모스크 같은 공중시설 내 운동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후보들은 남성 유권자가 참가하는 대면 유세를 하지 못했다. 남성 후보보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사회문화적 · 경제적 배경이 약하다는 약점도 안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번 선거의 여성 후보인 아말 바드렐딘 알사와리(60)는 AFP통신에 “당선되려고 출마한 것은 아니다”며 “입후보 자체로 이미 승리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알사와리처럼 선거에 후보로 나선 여성은 전체 입후보자 6140명 가운데 14.1%인 865명이다.

유권자로 등록한 여성은 13만6000명으로 남성 등록 유권자 135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여성 유권자 수는 사우디의 만 18세 이상 여성의 2%, 전체 유권자의 8.7%에 불과하다.

사우디에서 입후보뿐 아니라 투표권을 여성에게 준 것은 1932년 건국 이후 이번 선거가 처음이다.

‘아랍의 봄’으로 분출한 민주화 요구의 영향으로 2011년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2015년 지방선거부터 여성의 선거 · 피선거권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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