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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테러현장 르포]최악의 참사 현장 ‘바탕클랑’ 태극기 추모…“의미 있는 인간적인 행동”
-박 대통령 비롯…각국 정상 애도 물결

[파리(프랑스)=최상현 기자]지난 13일 파리 테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파리 중심부 바탕클랑(Batanclan) 극장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낮(현지시간) 프랑스 친구와 함께 찾아간 바탕클랑 극장은 가까이 접근하는 게 허용되지 않았다.

프랑스 친구는 “기후변화총회에 참석하는 정상들이 잇따라 이 곳을 찾아 애도를 표하면서 경호 차원에서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며 “어제(29일) 밤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 곳을 찾아 주변 교통이 전면 통제됐었다”고 말했다. 30일 밤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이 곳을 찾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사람들은 극장 앞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테러 현장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유태인 소유의 150년의 역사를 간직한 바탕클랑은 이번 파리 테러로 가장 많은 9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곳이다. 테러 희생자들 중 절반 가까이는 젊은이들이었다.

카페와 극장으로 쓰이던 1층은 내부가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댄스홀로 사용되던 2층 외관은 멀리서 보기엔 깨끗해 보였다.

극장 건너편 도로에는 꽃다발과 희생자들의 사진, 그리고 희망과 용기를 기원하는 메시지들이 100m 가까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프랑스 파리의 문장(紋章)에 써 있는 문구인 ’흔들릴 지언정 가라앉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itur)‘는 글귀도 눈에 띄었다.

“...애도를 표합니다”로 보이는 글이 씌어진 태극기도 섞여 있었다.

프랑스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추모객도 많았다. 이들은 이번 총회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각국 정상들의 참사 현장 추모에 대해 “의미 있는 인간적인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 만난 40대 미국인 여성은 29일 밤 오바마 대통령이 이 곳을 찾아 추모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테러 현장을 찾은 것은 너무나 인간적인 행동으로 매우 자랑스럽다”며 “프랑스에 살지는 않지만 같은 인간으로 동질감을 느낀다”며 흐느꼈다. 

20대 프랑스 여성은 바탕클랑 극장 테러로 “남자 친구를 잃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테러 이후 오늘 세 번째로 여기에 나왔다”며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이날 테러 장소를 처음 찾았다는 미국인 관광객은 “우리는 이 곳에서 많은 젊은이들을 잃었다”며 ”이번 총회에 온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찾아와 추모하는 것은 정치적 행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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