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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성훈 은퇴기로…UFC 계약은 잔존, 최종선택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광대뼈가 휑하니 드러날 만큼 지방을 바짝 태운 그의 몸은 뒤에서 볼 때 더 진정성이 느껴졌다. 잔근육 하나하나가 발달해 잔뜩 ‘성을 내고 있는’ 등근육은 그가 얼마나 혹독하게 이번 경기를 준비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 경기에서 패하자 돌아온 질문 중 다수가 “계속 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일단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안타까움, 아쉬움보다는 무덤덤함과 서글픔의 감정이 더 많이 배어났다.

추성훈이 UFN 서울대회에서 알베르토 미나(이상 오른쪽부터)에게 강력한 라이트 훅을 날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서울대회에서 브라질의 알베르토 미나에게 석패한 재일교포 파이터, 사랑이 아빠, 투혼의 유도왕 추성훈(40ㆍ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의 이야기다.

추성훈은 올해 은퇴를 고민해오다 여름께 현역속행을 결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가 UFC와의 ‘불혹의 재계약’이었고, 이번 대회 출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현역 의지는 이미 굳혔던 단계다.

더욱이 케네스 버거 UFC 아시아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지난 8월 서면 인터뷰에서 “UFN 서울은 추성훈의 7번째 경기무대가 될 것이 유력하며, 이미 그는 복수 경기의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명확히 밝혔다. 한국 무대만을 위해 이벤트성으로 단발 기용하는 것이 아니라, UFC의 통상 계약방식대로 최소 세 차례의 출전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본무대 웰터급 레귤러 파이터의 지위를 보장한 셈이다.

판정패 아쉬움에 입술을 굳게 문 채 케이지 밖으로 걸어나가는 추성훈.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런데도 추성훈은 경기 후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생각 좀 해보자’는 약한 소리를 했다. 스스로 이번 경기에서 한계를 느낀 것일까. 아니면 항간에 들리던 루머처럼 심각한 무릎 부상이 있는 걸까.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 그런 부족함이나 신체 기능상의 문제는 없었다. 2라운드에 그로기에 몰렸으면서도 3라운드에 다시 몸을 추스려 해당 라운드를 따냈을 만큼 경이적인 회복력과 체력을 보여줬다. 펀치 중심의 파이팅 스타일에 추가해 새로 장착한 좌우 로킥은 상대 미나의 허벅지를 검붉은 피멍으로 물들였다.

이번 패배가 심판 3명중 1명은 추성훈의 승리를 선언한 스플릿판정이었다는 점도 돌아봐야 할 점이다. 모든 심판은 2라운드 10-9 미나의 우세, 3라운드 10-9 추성훈의 우세로 채점했다. 탐색전의 성격이었던 1라운드에서 예열이 덜 된 추성훈이 두 명의 심판에게 10-9 열세로 채점받은 것이 결국 패배로 이어졌을 뿐이다.

이럼 면들을 모두 고려할 때 이번 경기는 추성훈이 체력이나 정신력, 그리고 기술 진보의 면에서 ‘아직 더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고 판단된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했다는 낭패감, UFC 5패째(2승)를 기록했다는 패배감을 훌훌 털고 본인이 하겠다는 마음을 유지하는 한에서 얼마든지 다음 경기의 맹활약을 기대해 볼 만 하다.

해외 매체 한곳도 “추성훈에게 이번 패배가 큰 문제는 아니다. 어차피 타이틀을 쟁취하기 위해 뛰는 선수가 아니라 격투기에 대한 애정으로 뛰는 선수”라고 진단하며 “그가 다음 경기를 원한다면 틀림 없이 오퍼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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