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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은행 혁명…지금까지 대출관행 잊어라
카카오은행·케이뱅크 인가 첫발
이자, 음악·쇼핑몰포인트로 수령
SNS관계망이 신용등급 중요 요소
2금융권서도 밀린 고객 대출가능



#1 “어제는 생각보다 지출이 많은 하루였나요~ 오늘은 알뜰살뜰 절약해보세요” 출근길 난데없이 카카오톡으로 로봇이 보낸 메시지가 들어온다. 전날 인터넷쇼핑에서 옷 한 벌을 사고, 퇴근길에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인 뒤 술값을 결제했더니 날라온 메시지다. 고액 자산가들에게나 있을 법한 개인금융 비서가 생긴 셈이다.

#2 멀리 지방에 있는 친구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 “나 이번주 토요일 결혼한다”. 선약때문에 결혼식에는 못가지만 휴대폰 번호로 축의금을 보낸다.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계좌번호’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23년만에 금융권에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라는 메기 두 마리가 풀렸다. 지점도 없고 계좌도 필요없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만 혹은 전화통신만 연결돼 있으면 돈을 보내고, 이자를 납부할 수 있다. ▶관련기사 4·12· 21면

메기는 ‘금융’하면 떠오르는 모든 것들에서 영역을 파괴할 전망이다. 특히 수억건의 빅데이터를 유전자(DNA)로 가진 인터넷은행은 기존의 금융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게 뻔하다. 우선 ‘이자’는 곧 ‘현금’이라는 등식도 없어진다. ‘이자’를 음악이나 게임 아이템으로 받을 수도 있고, 인터넷쇼핑몰의 포인트로도 받을 수 있다. 돈이 되는 모든 것이 ‘이자’가 되고, 금융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1등급에서 10등급까지로 한정됐던 신용등급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100등급도 나올 수 있고, 더 나아가 아예 줄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신용등급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도 있다. 은행에서 내쫓기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밀려나 어쩔 수 없이 사채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정식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신용카드, 대출, 연체내역, 연봉 등 그간 ‘신용등급’을 결정하던 정보도 의미가 없어진다.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우체국택배를 이용하고, 온라인게엠에서 게임머니를 구입하고 한 모든 행동이 나의 ‘신용등급’이 된다. 심지어 SNS상에서의 활동은 물론 SNS친구 등 사람들의 관계망까지도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특히 빅데이터를 무기로 장착한 인터넷은행은 부자와 그렇지 못한자, 아예 기존 은행의 고객으로도 분류되지 못했던 자들간 ‘금융 형평성’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주고, 모든 사람이 개인 금융비서를 두는 세상. 그것이 ‘메기가 꿈꾸는 금융 라이프스타일’이다.

한석희ㆍ황혜진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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