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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은행 핀테크 혁명]우물에 풀린 메기 두마리…금융소비자들 라이프스타일 바뀐다
[헤럴드경제=한석희ㆍ황혜진 기자]#1“어제는 생각보다 지출이 많은 하루였나요~ 오늘은 알뜰살뜰 절약해보세요” 출근길 난데없이 카카오톡으로 날라온 메시지 하나. 이모티콘과 함께 온 메시지는 영락없이 친구들이 보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은 로봇이 보낸 메시지다. 전날 인터넷쇼핑에서 그동안 점찍어 뒀던 옷 한 벌을 사고, 퇴근길에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인 뒤 기분에 술값을 결제했더니 날라온 메시지다. ‘억’ 소리나는 연봉을 자랑하는 고액 자산가들에게나 있을 법한 개인금융 비서가 생긴 셈이다.

#2멀리 지방에 있는 친구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 “나 이번주 토요일 결혼한다”. 달력을 보니 선약이 있어 결혼식에는 가지 못할 것 같다. 모른채 하기도 그래 친구 휴대폰 번호로 축의금을 보낸다.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결혼식에 가는 친구들을 수소문하거나, 친구에게 계좌번호를 물어봐 축의금을 송금하는 등 수선을 떨어야 됐지만 이젠 휴대폰 번호만 알면 모든게 해결된다. ‘계좌번호’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23년만에 금융권에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라는 메기 두 마리가 풀렸다. 기존에 ‘은행’하면 생각나는 지점도 없다.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문을 두드릴 필요도 없다.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수고도 없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만 혹은 전화통신만 연결돼 있으면 돈을 보내고, 이자를 납부할 수 있다.

메기의 출현은 기존에 ‘금융’하면 떠올리는 모든 것들에서 영역을 파괴할 전망이다. 특히 수억건의 빅데이터를 유전자(DNA)로 가진 인터넷은행은 기존의 금융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게 뻔하다. 우선 ‘이자’는 곧 ‘현금’이라는 등식도 없어진다. ‘이자’를 음악이나 게임 아이템으로 받을 수도 있고, 인터넷쇼핑몰의 포인트로도 받을 수 있다. 돈이 되는 모든 것이 ‘이자’가 되고, 금융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1등급에서 10등급까지로 한정됐던 신용등급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100등급도 나올 수 있고, 더 나아가 아예 줄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신용등급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도 있다. 은행에서 내쫓기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밀려나 어쩔 수 없이 사채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정식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신용카드, 대출, 연체내역, 연봉 등 그간 ‘신용등급’을 결정하던 정보도 의미가 없어진다.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우체국택배를 이용하고, 온라인게엠에서 게임머니를 구입하고 한 모든 행동이 나의 ‘신용등급’이 된다. 심지어 SNS상에서의 활동은 물론 SNS친구 등 사람들의 관계망까지도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특히 빅데이터를 무기로 장착한 인터넷은행은 부자와 그렇지 못한자, 아예 기존 은행의 고객으로도 분류되지 못했던 자들간 ‘금융 형평성’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봇이 자산을 관리해주고, 모든 사람이 개인 금융비서를 두는 세상. 그것이 ‘메기가 꿈꾸는 금융 라이프스타일’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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