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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ee 체크] 커피, 이때가 가장 맛있다…최고의 조건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커피가 가장 맛있을 때는 언제야?” 라고 질문하면 선뜻 대답을 하는 이는 드물다.

가장 맛있는 커피는 꽤 복잡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는 상황부터 커피를 만드는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이 커피 맛이다. 바꿔 말한다면 그만큼 커피의 매력은 무한하다.



많은 커피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로,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70% 정도는 생두의 품질이다.

모두에게 맛있는 커피의 원두는 우선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 그래서 잘 타고난(?) 원두는 그만큼 가격이 매우 비싸다.

하지만 최고급 원두라도 재배 방법과 가공단계에서 따라서도 차이가 나며, 온도와 습도에 의해서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통과정, 그리고 제품 구입후 원두 관리도 중요하다.

커피를 볶고 추출하는 과정인 로스팅도 맛에 영향을 미치며, 각각의 원두를 혼합하는 블렌딩 방식만 달라져도 커피 맛은 크게 바뀐다.


▶최적의 커피 온도=이런 복잡한 전문적인 분야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인들도 있다.

먼저 커피의 98%는 물이기 때문에 물의 온도가 중요하다.

커피전문점의 매장에서는 물의 온도가 맞춰진 머신을 주로 사용하지만 집에서 커피를 내릴 때는 물의 온도가 맛에 영향을 미친다.

커피 전문가들에 따르면 커피의 향과 맛을 충분히 느낄수 있는 온도는 물이 끓기 바로 전인 85~96℃이다.

100℃가 넘으면 카페인이 변질돼 쓴맛이 나며, 반면 70℃ 이하에서는 미처 녹지 못한 타닌때문에 떫은 맛이 남게 된다.

또 최적 온도 유지를 위해서는 미리 커피잔 물기를 닦아내고 데우면 가장 오랫동안 향이 유지된다.

가장 이상적 커피의 향과 맛을 즐기려면 20분 이내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맛있는 라면의 결정적 요인이 물과 수프의 비율이듯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물과 커피의 비율은 전문용어로 추출 비율이라고 하는데, 한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추출된 커피의 무게가 총 커피액 무게의 1.15~ 1.55%를 차지할 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커피의 추출비율은 커피의 종류나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확실한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맛있는 커피의 날씨?=커피의 맛은 날씨의 영향도 받는다. 어떤 사람은 “가을날 아침에 마시는 커피”를 가장 맛있다고 꼽는가 하면 “여름날 마시는 시원한 아메리카노”가 가장 좋다고 답하는 이도 있다.

과학적으로는 비 오는 날씨의 커피 맛이 가장 좋다.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높아져 공기 중에 떠돌던 입자가 무거워지면서 확산속도가 더뎌진다.

냄새분자도 코 안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커피향이 평상시보다 오래 머물 수 있는 이점이있다.

전문가들은 비 오는 날의 기압과 습도가 가장 적합해 평상시보다 맛과 향이 두 배 이상 진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한다.

커피의 향이 진하게 그리고 오래 느껴진다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의 미각은 혀뿐만이 아니라 후각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탄생지가 1년 중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이 70%이상인 미국 시애틀에서 탄생된 것도 이런 점을 근거로 설명되기도 한다.


▶ 커피 타임, 언제가 좋을까=커피의 맛과 하루 중 시간과의 관련성은 어떠할까?

한 식품회사의 연구소에서 커피의 맛과 향을 테스트하는 관능전문가는 오전 10시 ~11시, 그리고 오후 3~ 4시에 커피맛 테스트를 한다고 한 매체를 통해 전했다.

최고의 집중력을 위해 후각과 미각을 비롯한 신체감각이 가장 예민할 시간대를 고르는 것이다.

커피의 맛을 온몸의 신체감각을 통해 깊이 느껴보고 싶다면 이 시간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외의 감각적인 요인=커피를 담는 커피잔의 색상에 따라서도 맛은 달라진다.

2014년 호주연합대학과 옥스퍼드 대학 공동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커피를 따른 컵 색깔에 따라 커피 맛을 다르게 느낀다.

실험대상자들은 파란색 컵에 있는 커피를 제일 달콤하게, 흰색잔에서 커피의 쓴 맛을 가장 강하게 느꼈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우리의 뇌가 인식하고 있는 맛과 색깔의 연관성 때문이다.

연구팀은 “커피의 짙은 갈색이 시각적으로 전달됐을 때 뇌는 이것을 ‘쓴 맛’이라고 인식하게 되는데, 흰색 잔에 담을 경우 그 색이 도드라져 더 쓰게 느껴지며, 파란색 잔은 갈색의 농도를 완화하기 때문에 덜 쓰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후 옥스포드대학 찰스 스펜스 박사 연구팀은 여기에 좀 더 내용을 추가시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커피잔의 색깔과 모양뿐 아니라 카페의 분위기 (인테리어와 음악, 바리스타 등), 커피 거품에 그려진 그림, 심지어 커피잔에 적혀진 내 이름에 따라서도 커피맛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이러한 감각적인 요소는 우리가 그동안 느꼈던 경험에 따라 커피 맛에 대한 기대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스펜스 교수는 “우리의 맛과 취향은 결국 우리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상황과 취향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가 주어졌어도 이 커피를 누구와 마시는지, 언제 마시는지, 어디서 마시는지, 내 취향에 맞는 커피인지… 등에 따라 커피의 맛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신의 커피가 가장 맛있을 때는 언제인가?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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