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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심상치 않다…실수요자 위주로 줄어든 아파트 거래량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비수기요? 중계동은 학군수요 때문에 11월~12월이 바쁜시기에요. 그런데 거래가 없어요. 심상치 않습니다.”(노원구 중계동 우리 공인)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 같아요.”(강서구 방화동 대림 공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심상치 않다. 11월 거래량이 직전달에 비해 큰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노원구, 강서구 등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택거래 침체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올 한해 동안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심상치 않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몰려 있는 강서구, 노원구 등의 거래량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중개업소 앞 전경.


27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달(1만1676건)보다 23.8% 줄어든 총 8895건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서구, 노원구, 서대문구 등의 거래량 감소폭이 큰데, 이들 지역은 30%넘게 거래량이 급감했다. 특히 서민들의 전세난을 피해 자리를 잡는 것으로 알려진 강서구의 경우 거래량이 507건으로 지난달(909건)에 비해 36.9% 줄었다. 강서구의 거래량 감소폭은 동작구(45.4%) 다음이다.

반면 강남구(11.2%), 송파구( 10.9%), 서초구(20.3%) 등 강남3구의 거래량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순 없지만, 정부의 가게부채 대책, 공급과잉 등의 우려로 실수요자들이 거래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다만 강남권의 경우 여전히 재건축 수요가 있어 거래량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11월 들어 주춤한데는 무엇보다 단기간에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 방화동의 대림공인 관계자는 “인근 우성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1년동안 6000만원~1억까지 올랐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계부채 등의 불안감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끊겼다”고 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1~10월) 강서구의 아파트매매가 상승률은 6.05%로, 서울 평균( 4.52%)를 훌쩍 넘어섰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일치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 PB센터 부센터장은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면서 가격 상승이 단기간에 이뤄졌다”고 했다. 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 팀장 역시 “가격 상승 폭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계절적 요인이 있는 만큼 12월 상황도 봐야한다”고 했다.

우려가 현실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국토부 장관도 공급과잉을 언급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심상치 않다는 시그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괜찮다는 시각이 많지만, 현장 분위기 등을 종합해보면 생각보다 빨리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박합수 부센터장은 “내년 상반기에 재건축 이주수요가 쏟아지면서 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매매수요로 전환이 많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니며 상승폭이 둔화될 뿐”이라고 했다.

정부의 액션에 따라 주택 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 팀장은 “명확한 것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라면서도 “은행권의 집단대출 규제 문제 유동성 규제 등의 문제가 내년 아파트 매매시장의 큰 변수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내년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할 수도, 아니면 침체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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