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배우 김혜수, 유준상의 사회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앞서 열린 대종상이 갖은 잡음에 휩싸이면서, 차별화 된 행보를 보일 수 있을 지 유독 주목 받았다. 청룡상에선 특정 작품에 트로피 쏠림 현상 없이 고른 수상이 이뤄지면서 올해 화제작 모두 웃을 수 있었다. 2부 들어 시간에 쫓기면서 주요 부문 수상자들이 급하게 소감을 마무리해야 했던 것을 제외하면 행사 진행도 무난했다.
‘영화상의 꽃’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은 ‘사도’의 유아인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이었다. 유아인은 송강호(‘사도’), 정재영(‘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 이정재(‘암살’), 황정민(‘베테랑’)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이정현은 흥행 대작 주역들과의 경쟁에서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무대에 오른 유아인은 “행복하고 기쁘기보다 부끄럽고 민망한 순간이다. 매 순간 부끄러워하며 스스로를 다그치면서 성장하는 인간, 배우가 되겠다”고 겸손하면서도 진중하게 고마움을 전했다. 감격에 겨워 울먹이던 이정현은 “‘꽃잎’ 때 오고 20년 만에 청룡에 와서 재미있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다양성영화들이 더 많이 사랑받아서 한국영화가 더 발전하면 좋겠다”는 뜻깊은 소감을 남겼다.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에 주어지는 최우수작품상은 ‘암살’의 차지였다. 연기상을 비롯해 앞서 시상된 부문들에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던 ‘암살’은 영화제 최고상에 해당하는 작품상 트로피를 받으며 설움을 단번에 털어냈다.
최동훈 감독은 “버스도 안다니는 시골에서 태어나 작품상까지 받다니 출세했다”며 “일제강점기를 힘들지만 용기있고 명예롭게 사셨던 분들에게 감동 받아서 만든 작품이고, 대한민국은 아직도 강한 힘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작사 케이퍼필름을 이끌고 있고 최동훈 감독의 아내이기도 한 안수현 대표는 “상을 하나도 못 받고 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너무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들과 스태프, 그리고 관객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 이정재 역시 영화를 지지해준 관객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한편, 감독상은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남녀조연상은 오달수(‘국제시장’)와 전혜진(‘사도’)이 받았다. 남녀 신인상에는 최우식(‘거인’)과 이유영(‘간신’)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신인 감독상은 ‘거인’의 김태용 감독에게, 최다 관객상은 영화 ‘국제시장’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민호, 박보영, 박서준, 김설현이 청정원 인기스타상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다음은 제36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작품상=‘암살’(최동훈)
△감독상=류승완(‘베테랑’)
△남우주연상=유아인(‘사도’)
△여우주연상=이정현(‘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남우조연상=오달수(‘국제시장’)
△여우조연상=전혜진(‘사도’)
△신인남우상=최우식(‘거인’)
△신인여우상=이유영(‘간신’)
△신인감독상=김태용(‘거인’)
△최다관객상=‘국제시장’
△기술상=조상경, 손나리(‘암살’)
△촬영·조명상=김태경, 홍승철(‘사도’)
△편집상=양진모(‘뷰티 인사이드’)
△음악상=방준석(‘사도’)
△미술상=류성희(‘국제시장’)
△각본상=김성제, 손아람(‘소수의견’)
△청정원 단편영화상=‘출사’(유재현 감독)
△청정원 인기스타상=박서준, 박보영, 이민호, 김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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