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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유근, 김웅용 ‘천재 팔이’…측근 과욕이 망친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천재소년 송유근(17) 군이 쓴 국내 최연소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시비로 국제학술지 게재 예정이 취소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송 군 논문의 원저자인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반박도 표절 혐의를 벗기에는 충분하지 못 했다.

8세에 대학에 입학해 화제가 된 송유근 군은 최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해 내년 2월 만 18세3개월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박사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논문 철회로 졸업도 미뤄지게 됐다. 학위수여 요건 중 하나인 ‘SCI급 국제저널에 1저자 논문 1편 이상 게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위원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워크숍 발표문은 논문으로 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자기표절로 지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형식상 문제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대성할 신동으로 통했던 송유근 군과 김웅용 씨(이상 왼쪽부터). ‘신동 마케팅’에 편승하려는 부모와 최측근의 과욕이 이들의 발전을 망치는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송 군이 하루 빨리 조금 더 넓은 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라 서두른 측면도 없지 않다”고도 스스로 반성했다. 천재 곁의 사람들이 ‘천재 마케팅’에 편승하며 부리는 조바심과 과욕이 천재를 망칠 수도 있다는 대목이다.

본인은 그런 평가에 대해 매우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실패한 천재’로 통하는 김웅용(53) 신한대 교수도 주변 사람들의 성화와 지나친 관심 때문에 맘껏 꽃을 피우지 못한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된다.

김 씨는 유년기 시절 IQ 테스트에서 210을 받았고, 5살에 4개국어, 6살에 미분방정식을 풀었다고 알려진 기네스북급의 천재였다. 8살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초청으로 미 유학길에 올라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핵물리학 석ㆍ박사 과정을 마쳤다고 본인이 이야기 한다. 졸업이 아닌 수료라고 소개되기도 한다.

이후 5년 또는 9년간 나사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뒤 염증을 느껴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서울대에 보내겠다던 부모의 계획과는 달리 1979년 검정고시를 쳐서 충북대에 입학한다. 미국 대학 석박사, 나사 선임연구원 등의 이력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일자 부모는 ‘아이의 정상발육과 교육을 위해 그동안 외국에 유학간것처럼 해두고 집에서 가르쳐 왔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김 씨는 잦은 매스컴 출연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이런 과거 이력은 분명히 사실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진실 여부는 앞으로도 김 씨가 화제로 등장할 때마다 끊임 없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와 관계 없이 주목할 것은 그가 과거 신동으로서 받았던 엄청난 관심 자체가 자신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한 삶에 발목을 잡았다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특히 천재의 어린 시절 그의 개인 거취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모의 과욕이 더 큰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지난 2005년 이를 우려할 만 한 해프닝을 송유근 군은 이미 겪었다.

부친 송수진 씨는 그 해 10월 당초 입학하려던 인하대에서 오명 당시 과기부총리 앞에서 송 군이 발명했다는 공기정화시스템을 시연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송수진 씨는 “유근이가 만든 공기정화기가 몇개월 안에 상용화되면 나라가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후 한 중소기업이 “해당 공기정화기는 송 씨가 빌려 간 자사의 공기측정장비”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 장치를 개발한 당사자는 사과가 없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송 씨는 “대규모 기자회견은 처음이어서 분위기에 휩쓸려 장비에 대해 잘못 표현한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며 석연치 않은 해명을 했다.

2005년 7살에 불과했던 송유근 군이 이런 일을 꾸몄을 리는 없다. 부친 송 씨의 과욕이 만들어낸 볼썽 사나운 사례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세간에서 지나친 관심으로 천재에 부담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우선 천재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어내려는 최측근의 과욕부터 자제돼야 스스로가 스스로를 속이는 ‘불행한 천재’, ‘실패한 천재’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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