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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 정주영 탄생 100주년]사회적 책임의 발로(發露) ‘통일’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정부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데는 제약이 많다. 주변국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남북관계가 얼어붙을수록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가 남북 간 다리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원도 통천 아산리에서 태어난 아산은 고향을 그리워했다. 그러면서 통일을 꿈꿨다. 김주현 위원장은 “비즈니스맨이라면 대북 사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적자가 뻔한데 말이다. 그러나 아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소명을 통일로 발현했다”고 말했다.

1989년 탈냉전 시대를 맞아 아산은 기업인 첫 방북에서 금강산관광개발의 기초가 된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한다. 1998년에는 새로 출범한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힘입어 서산농장에서 기르던 소떼를 몰고 두번째 방북길에 오른다.

정주영 회장이 1998년 서산농장에 키운 ‘통일소’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방북하는 모습.

아산은 실향민의 감성을 넘었다. 남북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돌파구를 만들었다. 남북 대립 상황에서 아산은 화해 분위기 조성과 비공식적 외교 채널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경제로 분단의 벽을 허물고 싶어했다.

박정웅 대표는 “금강산개발사업은 관광수익사업이 아니다. 불신의 벽을 깨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며, 남북이 서로 신뢰를 쌓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상징성이 높은 사람의 왕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통일 뿐 아니라 아산은 일찍부터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했다.

“쓸 데가 있어.” 1975년 현대건설에 대한 기업공개 논란이 불거진다. 아산은 거부한다. 아산은 “주식 사는 사람들은 여유가 있다. 주식을 살 수 없는 어려운 형편의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여유있는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기업공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노동자에 대한 동료의식인 것이다.

아산은 1977년 7월 현대건설 주식 50%를 내놓으며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을 설립한다. 재단은 전북 정읍과 전남 보성, 강원도 인제, 충남 보령, 경북 영덕 의료 취약 지역에 병원을 지으며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

아산은 1978년 보성병원 개원 기념사에서 사회복지사업에 대해 “국가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국가 인력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환원의 의미가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 것이란 분석이다. 물질적 부의 분배를 벗어나, 사회에서 벌어들인 부를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기 위해 재활용한다는 의미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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