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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모두가 ‘할랄·할랄’할 그맛 찾고 있어요”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오픈키친’ 전담 셰프 아마드 
“한국인도 만족시킬 수 있는 요리 개발중”


서울 삼성동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이하 인터컨티넨탈) 2층 아시안 라이브. 레스토랑 입구부터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향이 코 속을 파고 든다. 이태원 어디쯤에선가 경험했을 낯설지만 껄끄럽지는 않은 향에 이끌려 간 오픈 주방에서는 큰 키, 훤칠한 외모의 한 셰프가 촬영을 위한 요리 준비에 한창이었다. 

할랄푸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까다로운 식재, 특유의 맛은 18억 무슬림을 비롯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중해식단에 이어 웰빙푸드로 각광받고 있는 할랄푸드에 대해 할랄푸드 전문가인 아마드 셰프는 “할랄에 바탕을 두면서 한국인을 비롯한 세계인, 아랍인의 입 맛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맛을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전담하고 있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아시안라이브 할랄 오픈 키친에 선 아마드 셰프의 모습.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할랄(Halal)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 18억 무슬림 인구를 겨냥해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랄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할랄인증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이다. 그 중에서도 할랄푸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한 제품인 ‘할랄 식품’을 이용한 음식을 말한다. 양고기와 요구르트, 치즈로 대표되는 유목민의 식문화와 부합되는 메뉴로 구성한 것이 큰 특징. 여기에 다양한 식물성 식재, 엄격하게 규정된 건강한 식재만을 쓴다는 점에서 지중해식단에 이은 새로운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할랄푸드다.

할랄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인터컨티넨탈은 새롭게 할랄 오픈 키친을 만들었다. 오픈 키친을 전담하는 셰프는 요르단 출신의 할랄 푸드 전문가인 아마드(M Am Onism Ail Ahmadㆍ31) 셰프다. 그는 두바이에 위치한 특급호텔과 요르단의 페트라(Petra) 등 해외 유명 호텔 및 레스토랑에서 아라빅 요리 전문가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실력파 셰프다.

할랄푸드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아직도 서울에서 할랄푸드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향이 강한 할랄푸드를 “한국인을 포함해 전세계 많은 이들이 맛볼 수 있도록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고 있다”는 아마드 셰프를 만나 할랄푸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바탕은 할랄, 모두 만족하는 맛 개발 중점

“이슬람교와 음식에 대한 것을 떠올리면 보통 돼지고기와 술을 금지하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인터뷰는 할랄푸드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부터 시작됐다. 아마드 셰프는 “단순히 먹는 것만 금지하는 것이 아닌 음식의 제조, 유통과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금지가 돼 있다”고 했다. 돼지고기가 있으면 그것을 먹는 것만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가 닿은 식기류, 돼지에서 추출한 모든 것이 금지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할랄이라는 단어는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으로 이슬람교도들은 할랄푸드를 먹어야 한다”며 “육류를 도출할 때 율법에 따라 단칼에 도축 후 몸 속에 있는 모든 피를 빼낸다”고 했다. 육류와 곡류, 채소, 과일 모두 항생제나 첨가물 없이 재배가 돼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의식 속에서 막연하게 요리를 배우게 된 그는 나름의 조리법을 개발하며 내로라하는 할랄푸드 전문가에 이름을 올렸다. “요리학교 시절부터 혼자서 소와 양을 도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고 같은 재료라도 가공 방법과 솜씨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맛이 달라지는 다양한 음식에 대해 나름대로 상당한 노하우를 비축하게 됐다”는 그가 선보이는 할랄푸드의 특징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이다. 아마드 셰프는 “내가 선보이는 할랄요리의 특징은 기본적인 바탕은 할랄에 두고있으며 향신료에 강하지 않은 한국인과 아랍전통의 맛을 맛보고 싶어하는 아랍인의 입맛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맛을 개발한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대표적인 할랄요리는 병아리 콩을 이용한 팔라펠, 다진 양고기를 곁들인 ‘램 후무스’, 아라빅 생선요리인 ‘아라빅 피쉬’, 다진쇠고기와 양고기로 만든 ‘쉬쉬케밥’ 등이 있다”고 했다.

할랄요리는 이슬람법에 의해 허용된 할랄식품만을 허용한다. 한국에서 요리를 할 때 그는 유독 재료에 까다롭다. 한국정부에서 인정받고 전문적으로 할랄식재료만 취급하는 기업에서 재료를 공수한다.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신선도와 유통기한을 중요시한다. 보관 역시 신경써야할 부분 중 하나다. 정성을 쏟는 만큼 다행히 고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할랄푸드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레스토랑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고.

아마드 셰프는 “처음 맛보는 할랄푸드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진 한국손님들의 방문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해 투숙하거나 호텔을 찾은 이슬람권 무슬림 손님들도 한번 맛을 본 이후에는 계속 찾는 등 대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긴다

할랄푸드가 가진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핵심은 그 재료다. 아마드 셰프는 “대추야자나 병아리콩 같은 채식이 많이 쓰이고 샤프란, 고수를 많이 써 향을 가미한다”고 소개했다.

음식의 국경이 사라지면서 다양한 향신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반 가정에서도 낯선 향신료 한 두개쯤은 구비하는 요즘이다. 할랄푸드에서 많이 사용하는 향신료, 그리고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향신료에 대해 물었다. 그는 “커민, 정향, 계피, 생강, 육두구, 참깨 등이 아랍 전통 음식에 자주 쓰인다”며 “참깨는 중동국가에서 사랑받는 향신료다. 참깨로 만드는 머스터드소스인 타히나도 있다”고 했다.

할랄푸드는 웰빙푸드라는 공식은 할랄푸드 전문가인 그도 인정하는 바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기 때문에 웰빙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대표적인 할랄푸드인 파라펠을 보더라도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거친 식재료를 사용한다”며 “콩과 채소를 넣어 하룻동안 숙성과정을 거치지만 고기와 같은 맛이 난다”고 했다.

한국인 아내를 둔 그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의 문화가 낯설지 않다. 세계 시장을 경험했고 지금은 한국의 미식 트렌드를 이끄는 공간에서 할랄푸드를 알리고 있다. 그에게 최근 높아지고 있는 한국의 미식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현재 한국인들은 맛의 세계에 푹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새로운 맛의 시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과 건강 또한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인다”고 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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