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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핼러윈에 등골 휘는 사람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때아닌 ‘엘사 원피스’ 대란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개봉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최근 엘사 원피스를 다시 찾아 나선 부모들이 적잖다.

다가오는 10월31일, 아이 유치원에서 열린다는 ‘핼러윈’ 파티 때문. 핼러윈 코스튬을 입혀 보내라는 가정통신문에 부모들이 고민에 빠졌다.

젊은 주부들이 모여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아이들 다 화려하게 하고 올 텐데 코스튬을 안 입혀 보낼 수도 없고, 왜 핼러윈을 챙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핼러윈은 고대 켈트인의 풍속에서 유래해 미국에서 주로 즐기는 축제다.

아이들은 이날 호박, 해골 등으로 치장하고 “트릭 오어 트릿(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에요)”라고 외치며 마을 집들을 찾아다니는데, 이색적인 코스튬 때문에 국내에서도 파티 문화로 자리를 잡아 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이 핼러윈 파티가 일부 영어 유치원이나 외국계 회사 등 소수 울타리를 벗어나 일반인들도 보편적으로 즐기게 되면서, 지나친 상술이 등장하거나 부담으로 작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7ㆍ여) 씨는 핼러윈날 동갑인 ‘절친’ 세 명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칵테일 파티를 할 계획이다.

김씨는 “평소 입을 일이 없었던 예쁜 드레스로 차려입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씨처럼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자 서울 시내 호텔 다수들은 ‘핼러윈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2인 기준으로 하루 숙박, 호텔 레스토랑 식사, 핼러윈 선물이나 소품을 증정하고 클럽 입장권까지 묶인 패키지 상품은 20만 원 선이다.

핼러윈 코스튬을 하고 클럽에 들어가면 ‘웰컴 드링크’를 증정하거나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곳도 있다.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임모(27ㆍ여) 씨는 이번 핼러윈 파티를 위해 고가의 명품 옷을 구매했다. 임씨는 “하룻밤을 위해 쓰는 지출치고는 크지만 그만큼 신나게 놀면 된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나 속옷, 신발 가게 등도 할로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핼러윈 특별 세일이나 컨셉 스토어를 만들어 운영하거나, 핼러윈 특별판으로 한정 상품까지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청소년들의 지갑까지 열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발산할 기념일이 필요하다는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현대에 들어서 상업적인 의도가 깔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병관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능하다면 우리 문화를 가지고 기념할 만한 날을 개발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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