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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start, 관광입국] 광대한 땅 캐나다, 한켠엔 한국서 활약한 선교사들의 숨결이…
토론토와 나이아가라 폭포 사이 ‘기념관’
식민지 치하 일제만행에 맞선 투쟁 이야기
근대화시기 선교·의료·교육분야 업적 전시
운좋으면 기념관 설립 최선수박사 만날수도



캐나다는 나이아가라 폭포, 록키산맥, 천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적 관광지들이 즐비하다. 매년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이 그들의 버킷리스트인 이들 지역을 방문한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들이 광대한 국토에 넓게 분포해 있다 보니 여행자들은 대부분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유명 관광지들을 정신없이 이동하며 증명사진 정도만을 남기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토론토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0분 쯤 가면 ‘내한캐나다선교사 기념관(Vision Fellowship Museum)’
이 있다. 캐나다 방문객들의 필수코스인 토론토 시내와 나아이가라 폭포 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동중에
잠시 시간을 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내한캐나다선교사 기념관 외관.

그런데 여행을 하다보면 의외의 곳에서 특별한 감동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캐나다를 혹시 찾는다면, 그리고 이곳 토론토를 방문한다면 꼭 들러보기를 추천하고픈 곳이 생겼다.

토론토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0분 쯤 가면 ‘내한 캐나다선교사 기념관(Vision Fellowship Museum)’이 있다. 캐나다 방문객들의 필수코스인 토론토 시내와 나아이가라 폭포 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동중에 잠시 시간을 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내한 캐나다선교사 기념관은 한국을 위해 종교적 신념으로 온몸을 바친 방한 캐나다 선교사 182명의 행적과 위대한 업적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이들이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잊혀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최선수 박사가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오랫 동안 수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비록 교회 건물의 일부를 개조해 만든 작은 전시관이지만, 방문객들은 그들의 개인적 종교를 떠나 이곳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의 근대화 시기에 방한해 선교, 의료, 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한국인을 위해 헌신했던 캐나다 선교사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토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0분 쯤 가면 ‘내한캐나다선교사 기념관(Vision Fellowship Museum)’
이 있다. 캐나다 방문객들의 필수코스인 토론토 시내와 나아이가라 폭포 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동중에
잠시 시간을 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내한캐나다선교사 기념관 내부.

전시관에는 내한 선교사들의 활약상이 사진과 함께 방한연도별, 활동분야별로 소개돼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선교사는 1888년 한국을 방문해 선교 활동을 한 제임스 게일(James Scarth Gale)이다. 그는 선교뿐 아니라 한글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연구해 성경을 한글로 번역했다. 또 한영사전을 발간하고 춘향전, 심청전 같은 우리 고전문학을 영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기도 하는 등 남다른 한국 사랑을 실천한 분이었다. 캐나다 선교사들은 일본과 국교관계가 있었던 미국의 선교사들에 비해 한국의 독립운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프랑크 스코필드(Frank William Schofield) 선교사는 3ㆍ1운동 당일 만세대열에 직접 참가해 시위모습과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상을 사진에 담아 세계에 알리는 비공식 공보관 역할을 해 3ㆍ1운동 ‘제 34인’이라고 불렸다. 로버트 그리어슨 선교사는 성진 제동병원을, 스탠리 마틴과 알치발드 바커 선교사는 북간도 제창병원을, 독립운동에 나선 지사들에게 집회장소와 숙소로 쓰도록 제공했다.

의료 분야에서도 많은 선교사들이 활약했다. 특히 깊은 감동을 주는 선교사는 윌리엄 홀과 로제타 홀 부부다. 윌리엄 홀(William James Hall) 선교사는 1891년 방한해 평양에서 교회와 학교, 병원을 운영하다가 청일전쟁 때 부상자를 치료하던 중 전염병에 감염돼 한국땅에서 소천(召天 : 죽음을 이르는 개신교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 로제타 홀 선교사는 본국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3년 뒤 어린 두 자녀까지 데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병원 설립ㆍ운영 등 생애 대부분인 53년간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근대의료의 토대를 만드는 데 공헌했다. 한편 의료분야에서 활동했던 또 다른 선교사인 올리브 에비슨(Olive R. Avision)은 우리나라 서양의학의 시발지인 제중원의학당의 운영권을 맡아 이를 세브란스연합전문의학교로 발전시켰으며, 과목별 의학교과서를 한국어로 발간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내한 캐나다 선교사들이 복음과 교육사업은 물론, 한국 국민의 편에서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독립운동의 보호막이 돼 주며, 때로는 직접 일제와 맞서 싸웠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곳 작은 기념관에서 숨쉬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의 치과의사 생활을 접고 선교활동을 하며 수년 동안 개인의 노력과 사재를 들여 이 전시관을 설립한 최선수 박사의 이야기도 이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다. 운이 좋으면 전시관 현장에서 최 박사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 

혹 방문하려면 사전 전화 예약을 꼭 하는 게 좋다. 방문객이 적어 해설사나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내한캐나다선교사 전시관(www.visionfellowship.ca)의 주소는 ‘2 Twenty Sixth Street, Etobicoke, ON, M8V3R1, Canada’이다. 방문예약은 1-416-662-1667. 

김두조

한국관광공사 토론토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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