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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생이 성패 가른다”…서울 시내 면세점 2차전쟁 포인트
[헤럴드경제=이정환ㆍ김성훈 기자]서울 시내면세점 2차 대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너도나도‘상생’ 전략을 공개하며 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는 5개 평가 항목으로 구성된 총 1000점 만점 가운데 150점을 차지할 뿐이지만,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면세시장 독과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데다, 국가가 독점이윤을 보장하고 세금도 받지 않는 특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0.05%(대기업 기준)의 낮은 수수료만을 받는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형 면세점 하나가 주변 상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한국 관광 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15일 관계부처가 면세점 제도 개선 관련 공청회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세점을 하겠다고 나선 기업들 입장에서는 심사위원들에게 사업을 통한 한국 관광산업의 청사진을 그려 보여주고, 특허를 통한 혜택을 중소기업 및 주변 상권과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을 호소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매출액 기준 50%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과점 논란을 낳고 있는 롯데는 어느 업체보다 상생 전략에 적극적이다. 롯데는 지난 12일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1500억원 규모의 상생 전략 ‘상생2020’을 공개함으로써 최근 좋지 않은 여론을 돌리려 애썼다.

‘상생 2020’은 ▷중소ㆍ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200억원 규모의 중소 파트너사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하고, 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 확대을 각각 두 배로 확대하는 한편, 유망 중소브랜드를 발굴해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경영상황이 어려운 지방 중소 시내면세점의 자립을 돕고, 명동ㆍ잠실 등의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롯데면세점 본점

롯데는 또 본점에 초대형 LED 디지털 터널을 설치하고, 월드타워점 인근 석촌호수에는 세계 3대 분수쇼에 버금가는 대형 음악분수를 조성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외국인 관광객 1300만명을 직접 유치해 29조원대의 외화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면세점에 처음 도전하는 두산도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걸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두산은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K브랜드 글로벌화 등 두 가지를 두산면세점 사업의 축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침체를 겪고 있는 동대문 지역 상권을 살리는 한편, 국내의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를 면세점에 입점시키겠다는 것이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순수한 기금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별도 재원을 들여 중소ㆍ중견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전체 면적의 40%를 국내 브랜드로 채우는 등 상생 면세점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산타워

두산은 특허를 잃는 사업장에서 일자리를 잃는 인력도 흡수해 고용안정에도 배려한다는 계획이다. 동 사장은 “인력은 기존 관련 인력을 최대한 흡수할 것”이라며 “면세사업부 직원 전원을 정규직화하고 소외ㆍ취약계층을 10% 이상 채용, 청년 고용비율 46%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 본점

신세계도 상생 깃발을 내걸고 면세점 ‘재수(再修)’ 합격을 다짐하고 있다. 회현동의 본점 신관을 후보지로 내세운 신세계는 주변 남대문 시장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디에프(DF) 관계자는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한류 클러스터를 조성해 명동에만 머무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연결 콘텐츠’를 만들겠다”며 “한류 콘텐츠가 남대문시장과의 상생 및 시장활성화에 주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신세계DF는 한류 확산과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CJ E&M과 ‘상생 협약식’을 체결, 남대문과 명동을 잇는 ‘미디어폴’ 거리를 조성해 ‘남대문시장 안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키로 하는 한편, 메사빌딩 10층 팝콘홀 공연장에 K팝 상설공연장도 마련해 한류문화 확산에 주력키로 했다.

성영목 신세계DF 사장은 “명동과 남대문이 하나의 커다란 관광특구로 거듭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케레스타(SK 면세점 후보지)

기존 면세점 수성과 새로운 특허 공격을 동시에 나서는 SK네트웍스는 다음주 보다 상세한 면세점 사업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을 정조준한 상태로 동대문 상권 활성화 기치를 내걸고 케레스타 빌딩을 전면에 내세웠다. 

SK네트웍스는 지난 상반기 신규 면세점 때도 지역 상권과 영세상인 지역관광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밝혔듯이, 이번에도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역상생을 통해 선순환 동반성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지역 연계형 전략을 내보일 것으로 보인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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