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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사원 성희롱에 협박까지… 내달 인구주택총조사 어쩌나
[헤럴드경제] 통계청이 내달 1일부터 5년만에 인구주택 총조사(센서스)를 실시한다. 여기에 5만여명의 통계청 조사원이 투입되지만, 이미 가가호호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조사원들은 성희롱ㆍ모욕ㆍ범죄 위협 등 예전에 겪었던 갖은 수모를 떠올리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현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통계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4년간 통계청 현장조사원이 당한 안전사고(인구주택총조사 관련 제외)는 총 117건이다. 이중 교통사고가 93건이었고, 넘어짐 41건, 개에 물림 24건, 벌에 쏘임 9건이다. 야산에 설치된 덫에 걸려 다치거나 농기구를 잘못 취급해 당한 사고도 있다.

이와 별개로 11만9000명이 투입된 2010년 센서스 때는 총 437건의 사건ㆍ사고가 발생했다.

숫자로 봤을 때는 실감이 덜하지만, 개개의 사례를 보면 이들이 당하는 수모가 자못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한 여성 조사원은 방문조사를 위해 들린 집에서 남성이 음담패설을 하며 신체접촉을 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했고, 다른 조사원은 농가에 조사 차 들렀다가 등 뒤에서 달려든 덩치 큰 개에 물려 정신을 잃었다. 치료비는 자비로 부담했다.

숫자에 집계되지 않은 사례도 있는데, 한 조사원은 개인사업체를 방문조사하다 사업주의 부탁대로 오후 10시에 방문했는데, 온몸에 문신을 한 남자들이 달려들며 “못 볼 꼴 보기 전에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통에 겁을 먹고 도망쳐나와야 했다. 다른 조사원은 알코올 중독자인 응답자에게서 물 세례를 받기도 했고, 또 다른 조사원은 조사 대상인 청년실업자가 농약을 먹고 자살하는 바람에 애꿎게 범인으로 몰렸다.

올해 센서스에는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등록센서스’ 방식이 처음 도입돼 5만 명가량의 조사원이 투입된다. 통계청은 조사원들에게 안전수칙과 현장조사 요령을 철저히 숙지시키고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경보기와 손전등을 개인장구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 야간이나 취약ㆍ우범지역에는 2명 이상이 함께 다니도록 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경찰의 협조까지 받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위험은 여전하다. 김 의원은 “통계법에 따라 모든 국민이 통계조사에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고, 이번 조사에 많은 국민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통계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조사원들이 현장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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